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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선수 숙소에 확진자… 프로농구 잠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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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선수 숙소에 확진자… 프로농구 잠정 중단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0/03/01 19:15 수정 2020.03.01 19:16
코로나19 확산 우려속 2주 연기 전망…추이 보며 일정 재개
외국인 선수들 불안감 고조…지역 원정 거부, 출국 준비

남자 프로농구는 전주 KCC 선수단이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함께 같은 호텔에서 머문 것이 확인되자 정규리그를 잠정 중단했다.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1일부터 모든 경기 일정을 중단하고, 2일 긴급이사회를 통해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잠정 중단 조치가 이뤄지면서 2일 이사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외국인선수들의 추가 이탈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부산 KT의 앨런 더햄, 바이런 멀린스, 고양 오리온의 보리스 사보비치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이유로 자진해서 한국을 떠났다. 멀린스는한국을 떠나자마자 스페인 구단과 계약했다.
이날 미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외국인선수들의 불안감이 더 고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토요일 오후(현지시간)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만큼 미국 내 코로나19 관련 분위기가 좋지 않다.
미 국무부는 한국의 대구와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 대해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했다. 향후 대응 수위가 높아질 경우, 외국인선수들의 귀국 절차가 까다로워지거나 제한될 수 있다.
남아 있는 외국인선수 17명 중 16명이 미국 국적자다. 캐디 라렌(LG)은 아이티 국적이지만 사는 곳은 미국이다.
상위권 A구단의 외국인선수 2명이 곧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단 관계자는 “둘 다 자칫 상황이 더 심각해져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부분이 큰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도 다 챙겨본다. 미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오자 가족의 불안감이 더 높아져 ‘얼른 돌아오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복수의 구단에서 외국인선수들이 떠날 것을 대비하고 있다.
B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동요하는 부분이 크다. 구단에 계속 상황을 체크하는데 묻는 횟수가 잦아졌다. 미국과 연락하며 사태 추이를 보고 있다”고 했다.
C구단 관계자는 “아직 우리 선수들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내일 이사회에서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면 한국을 떠나겠다고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D구단의 한 외국인선수는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 원정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새롭게 합류한 한 선수는 “이 정도로 심한지 몰랐다”고 했다.
항간에 득점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라렌도 이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LG 관계자는 “라렌은 잘 지내고 있다. 딸의 여권이 발급되지 않아 당장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며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국내에서 딸을 출산했다.
긴급이사회의 후속 대응으로 리그 강행, 일정 기간 연기, 무기한 연기, 시즌 종료 등 여러 선택지가 있다.
2주가량 연기하는 것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이를 보며 일정 재개를 검토하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별도 요청이 들어갈 수도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2월23일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올라가기 전까지 선제적 대응에 자제하라는 뉘앙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프로 스포츠의 무관중이나 중단이 국민들에게 불안감 등 좋지 못한 정서를 줄 수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문체부가 명확한 지침 없이 선제적 대응을 자제하라는 기조를 유지했다’고 목소리를 냈다. KBL은 지나치게 문체부의 눈치를 봤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앞서 “종목과 리그별 상황이 다르고, 프로 스포츠라는 것이 자율성이라는 부분이 크다보니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단체별로) 무관중이나 연기를 결정했다.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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