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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죄하라” vs “배우자 개인 문제”…여야, 강경화 공방

뉴시스 기자 입력 2020/10/05 19:59 수정 2020.10.05 20:00
국민의힘 “방역 비협조 비판하더니…내로남불”
민주당 “배우자 비판 받아 마땅…康 책임은 아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으로 대치했던 여야가 이번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배우자의 '요트 출국' 논란 공방에 돌입했다. 
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조를 강조해온 강 장관의 '내로남불'이라며 교체를 압박한 반면, 여당은 배우자 논란이 강 장관 거취로 번지는 데 대해 선제적으로 차단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장관의 배우자는 공직자가 아니지만, 국민 모두가 애써 지키는 정부 지침을 보란 듯 '나는 괜찮다'며 예외규정을 둔다면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면서 "과거 강 장관은 '사생활이 절대적 권리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방역 조치에 비협조적인 일부의 행태를 비판한 바도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대변인은 "말 한마디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고통을 분담하는 국민들이 우습지 않다면 강 장관과 정부는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언행을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재정비할 것은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에둘러 강 장관의 경질 내지 교체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수신제가를 살피지 못하는 장관들 때문에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깊어간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비대위원도 "이젠 방역도 내로남불"이라며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외교부의 수장은 누구인가"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외교부 장관이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입장에서 그 부군이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국민들 정서에 부합하는 것인가"라며 "무슨 긴급한 일도 있는 것도 아니고 요트를 사기 위해서, 호화 여행을 하기 위해 외국에 간다면 권력 있는 사람들은 알아서 판단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도 양해가 되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민주당은 배우자의 '부적절한 처신'을 비판하면서도 강 장관에 대해선 방어선을 쳤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이 공직자나 공인들의 부적절한 처신들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공인 의식을 가져야 하고 책임감과 또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처신을 하는 것이 매우 필요한 시기"라고 유감을 표했다.
박범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도 "강 장관에게 이것을 연결해서 책임을 묻는 일부 기류에 대해선 단연코 반대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미국 출국 후 백악관 앞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피켓 시위를 한 것을 강 장관 배우자에 빗대기도 했다. 박 의원은 "그거야말로 당의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개인에 대한 책임을 그런 식으로 확장해서 유추해 (강 장관의 책임으로) 해석한다면 국민의힘이 통째로 손들고 반성해야 될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경욱이라는 분이 자기 나름대로 호소하는 방법을 찾았겠지만 그것이 좋은 방법이든 나쁜 방법이든 그 사람 개인의 선택의 문제"라며 "고위 공직자도 아닌 사람의 책임을, 강경화 장관 부군하고 같이 책임을 지우라고 하는 건 웃기는 얘기인 것"이라고 했다.
이에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기현 의원이 "민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가 아니다. 일반 국민"이라며 "아무 힘도 없는 일반 국민의 행동에 대해 고위공직자의 부군하고 같은 수준에서 평가한다는 게 웃기는 얘기"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이석현 민주당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강 장관의 남편이 미국 간 일은 모양은 안 좋지만 이렇게까지 비난할 일인가"라며 "현지 도착 때와 귀국 때의 긴 격리의무를 감당하면서라도 꼭 나가야할 사정이 있다면 국민 누구를 막을 수 있겠나. 공직자에 대한 무한책임 관행은 우리도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교수는 공인이 아니다. 공인의 배우자일 뿐"이라며 "때문에 공인에게 요구되는 언행을 똑같이 요구받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안타까운 것은 이런 점이다. 만약 반대의 경우였다면, 즉 남편이 장관이었고, 남편의 배우자가 과연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여전히 이게 공직수행에 있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런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혹은 남녀 간의 차이, 이런 것들이 이 사안에서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다소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솔직한 심정이 강경화 장관께 위로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여권 일각에선 강 장관 스스로 거취를 고민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터진 돌발 악재인 만큼 향후 야당의 공세에 따른 파장 확산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안보 분야의 한 여당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문제가 강 장관 개인 능력이나 자질 문제가 아니고 남편의 취향 문제이기에 사퇴를 요구하는 건 과하다"면서도 "코로나가 계속될 텐데 (같은 일이 반복되면) 강 장관의 부담이 클 것이다. 그런 점에서 거취를 고민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 배우자인 이일병 전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입과 여행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전 교수는 출국 전 미국에서 요트를 구입해 카리브해까지 항해하겠다는 계획을 블로그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강 장관은 전날 외교부 실·국장 회의에서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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