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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차, 강판가격 10여만원 인상 합의..
경제

포스코‧현대차, 강판가격 10여만원 인상 합의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1/11/03 15:59 수정 2021.11.03 16:00
소급 적용 시기 놓고 막판 조율 중
인상폭 기대치 이하…철강사 부담

포스코와 현대자동차의 올 하반기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인상폭은 10만원 초반에서 합의한 가운데 소급 적용 시기를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지난 6~7월의 철광석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전가하지 못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 
일각에선 현대차라는 막강한 수요업체가 포스코와의 줄다리기에서 승리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대차와 하반기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을 톤(t)당 10여만원 올리는데 합의했다. 현재 양측은 소급 적용 시기를 놓고 마지막 협상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7월부터 소급을 주장하는 반면 현대차는 9월부터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양측은 자동차강판 가격을 t당 5만원 올리는데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전체 인상폭은 15만~20만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당시에도 소급 적용 시기를 4월부터로 정하며 1분기 상승폭은 반영하지 못했다. 
포스코로선 하반기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인상폭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협상 지연으로 그동안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며 이전 상승분에 대해 충분히 전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차의 가격 협상이 기준이 된단 점에서 현대제철 역시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하반기 협상을 시작한 지난 6월 철광석 가격은 t당 220달러에 달했다. 철광석 가격은 7월 중순을 기점으로 지속 하락하며 10월 29일 기준으론 t당 116달러까지 떨어졌다. 철광석 가격 하락에도 또 다른 원료인 석탄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철강사들 원가 부담은 여전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 강점탄(석탄) 수출 가격은 10월 28일 기준 t당 402.5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7월 초(198달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이번 협상은 조선 3사와의 협상과도 크게 비교된다. 앞서 포스코는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와의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t당 40만원의 인상폭을 이끌어 냈다. 차강판 가격 협상과는 무려 t당 25만원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후판 가격 급등으로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번 협상 자체가 현대차의 승리라고도 평가한다. 협상을 일찍 마무리했다면 철광석 가격 상승분을 자동차강판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협상이 지연되면서 철광석 가격이 떨어졌고 이에 따라 현대차 또한 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단 이유에서다. 여기에 포스코가 올 한해 9조원의 영업이익을 바라보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터라 현대차의 양보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고 하나 인상폭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며 “포스코의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현대제철 뿐만 아니라 중소 철강사들의 부담도 커졌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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