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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김락현의 만화공감 (1) 약리도..
문화

김락현의 만화공감 (1) 약리도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2/01/02 19:04 수정 2022.03.24 16:28

민화(民畵)는 말 그대로 백성들의 그림만을 뜻하는 것일까?
민화 전시를 하고 있는 전시장을 가보면, 궁중에서 그려진 ‘궁중회화’, 사대부들에 의해 그려진 ‘문인화’, 이름 없는 화가들에 의해 그려진 ‘민화’ 등 다양한 장르의 전통회화를 만날 수 있다.
다시 말해 민화는 일반 백성이 그리고 즐기던 그림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이다. 통일신라시대에 액운을 막기 위해 대문에 처용의 얼굴그림을 붙이며 시작됐던 문배풍습이 민화의 시작이다.
고려시대에는 십장생을 주제로 한 세화(歲畵)가 그려지기 시작하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세화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세화는 새해를 송축하고 재앙을 막기 위해 그린 그림으로 벽사진경(邪進慶)의 의미가 담겨있다.
조선시대에는 왕이 새해가 되면 도화서 화원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세화를 그리게 하고 그 세화를 신하들에게 선물했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백성들도 왕실이나 양반들이 주로 접했던 회화작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생활공간 곳곳을 장식하며 서민들의 정서를 담는 대중문화로 발전해 왔다.
이렇듯 민화는 백성들만의 그림으로 한정 짓지 않고 있으며 책가도, 문자도, 화조화, 산수화, 인물화 등 소재도 상징하는 바도 다양하다.
‘김락현의 민화공감’을 통해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그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장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아빠, 나 전교회장됐어”<약리도 편>

초등학교 전교부회장인 딸 아이가 며칠 전 전교회장에 출마를 하겠다고 선포했다. 전교생이 70여명정도 되는 작은 학교에 다니다 보니 딸아이의 도전이 무모해 보이진 않았다. 전교회장 후보등록 며칠 전부터 딸아이는 안 하던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꼭 당선되게 해주세요, 아니면 친구들이 더 이상 후보등록을 안 하게 해주세요’ 그날 밤 나는 조용히 작업실로 올라가 딸 아이를 위해 등용문을 상징하는 '약리도'를 늦은 시간까지 그렸다. 그리고 딸 아이 책상에 살며시 올려두었다.
후보등록 마지막 날 하굣길.
딸은 씩 웃으며
“아빠, 나 단일후보로 당선됐어. 내년엔 전교회장이야, 하하”


 

김 락 현
▶ 한국미술협회, 한국문화재기능협회
한국민화협회 회원
▶ 전통미술연구소 붓담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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