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후 대구 의원들과 회동…"죄송합니다" 일관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후 11일 지역구가 있는 대구를 찾은 유승민(57) 새누리당 의원이 동구 용계동의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57) 전 원내대표는 11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에서 조용한 행보를 시작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8시47분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애초 알려진 열차편보다 20분 정도 늦은 도착이었다.
회색 정장 차림으로 별도 수행원 없이 혼자 대구를 찾은 유 전 원내대표는 미리 마중 나온 수행원의 안내를 받으며 동대구역을 빠져나갔다.
동대구역에서 뉴시스와 만난 그는 극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 전 원내대표는 '어떤 마음으로 대구를 찾았느냐'고 하자 굳은 표정으로 "죄송합니다"라고만 했다. '누구를 만나고 돌아갈 예정이냐'는 물음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여권 차기 대선주자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는 말에도 그는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자리를 떴다.
이날 오전 10시20분께 동구 용계동 자택으로 들어간 유 전 원내대표는 오후 4시40분께 집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오전 대구에 막 도착했던 때와 달리 한층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자신의 집 앞에 있던 취재진의 대부분 질문에 웃음으로 대신한 그는 원내대표 사퇴 후 첫 대구 방문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했다.
그는 원내대표 사퇴 후 대구를 방문한 것이 '지역구 다지기'라는 관측에 대해 "매주 대구에 내려온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후 그는 곧바로 모친이 살고 있는 남구 대명동으로 향한 후 어머니와 함께 현재 부친이 있는 중구 남산동의 한 요양병원으로 병문안을 갔다.
그 자리에서 그의 어머니 강옥성(86) 여사는 '고생 많았다'는 등의 덕담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도착 후 하루 종일 개인적인 용무를 봤던 유 전 원내대표는 오후 7시30분께 중구 삼덕동의 한 한정식 집에서 대구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조원진 새누리당 대구시당 신임위원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동에는 유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원진·홍지만·주호영·김상훈·김희국·권은희·윤재옥·서상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한구 의원을 비롯한 이종진·류성걸 의원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조 위원장은 이날 저녁식사 자리에 유 전 원내대표를 직접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 전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른 의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진 대구시당 위원장은 "유 의원의 경우 '나는 오늘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지역 국회의원들과 회동을 마친 유 전 원내대표는 오후 9시3분께 식당에서 나와 용계동의 자택으로 돌아갔다.
대구에서의 첫 일정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만 가로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