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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萬波息笛 만파식적 - 대멸종 시대 생존 전략..
오피니언

萬波息笛 만파식적 - 대멸종 시대 생존 전략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2/06/14 16:18 수정 2022.06.14 16:19

정 여 산<br><자유기고가>
정 여 산
<자유기고가>
지구가 앓고 있다. 고열로 시달리는 중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지구도 열이 오르는 게 큰 문제다. 지구의 열병은 치료할 의사가 없고 오래 앓은 열병은 정상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심각한 상태다.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멈춘다고 해도 이산화탄소의 일부는 수백 년 동안 대기에 남게 된다. 산업혁명 이전 보다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이상 올라가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 인류가 극복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환경의 날과 바다의 날 행사가 6월 초에 여러 곳에서 개최됐다. 우주 공간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별 지구를 보존하자는 목소리들이 미세먼지처럼 자욱하게 세상을 뒤덮었다. 유엔 파리협정에 따라 세계 195개 국가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정했다. ‘코드 그린’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지정학적 팬데믹(9.11 테러), 금융 팬데믹(글로벌 금융 위기), 생물학적 팬데믹(코로나 19)은 기후변화 때문에 발생할 것’이라며, 코로나 19는 인간이 야생이라는 완충장치를 파괴하는 바람에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흘러 들어와 초래하게 된 것으로 설명한다. 검은 코끼리로 비유되는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 눈 앞에 버티고 서 있는데 이 코끼리가 온 방을 망가뜨릴 때까지 모른 척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2008년에 북극곰을 멸종 위기종으로 공식 지정했다. 북극곰 한 마리는 1년에 약 45마리의 물범을 먹어야 생존할 수 있다. 2019년에는 북극곰 50여 마리가 러시아 어느 마을에 나타나 음식 쓰레기통을 뒤지는 통에 비상사태가 발동되기도 했다. 남극 코끼리섬에 서식하던 펭귄 12만쌍 중에 약 7만 쌍이 사라졌다는 조사보고를 프랑스 한 연구소가 발표했다. 엘니뇨 등 기후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추정했다.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다가올 대멸종 첫 번째 위험 신호는 기후변화다. 지난 1만 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약 4도 상승했다. 최근 100년 동안에 약 1도가 올라 기온 상승 속도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두 번째 위험 신호는 생태계 파괴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3만 종 이상 생물이 사라진다. 인구 증가와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산림, 습지, 숲의 파괴로 육상 생물의 보금자리가 훼손되었다. 육지와 바다의 먹이사슬 파괴로 인한 생태계 붕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전염병 창궐이다.

 

 2022년 6월 11일 현재 코로나 확진자 5억 3500만명 가운데 631만 명이 사망했다. 14세기 유럽사회는 흑사병으로 인구의 삼분의 일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사회는 14세기 보다 의학이 훨씬 발달했지만 전염병은 이 모든 진보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2018년 우리나라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강원 홍천에서 수은주가 최고 41도를 기록하고, 서울, 춘천, 수원, 대전에서도 지역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엎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018년 한 해 145명, 전남 신안과 완도에서는 고수온으로 전복과 우럭이 떼죽음당했다. 한반도는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는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고 있다. 사과의 주산지는 경북 영천에서 강원 영월로, 녹차 주산지는 전남 보성과 경남 하동에서 강원 고성으로, 제주도 감귤과 한라봉은 경남 진주와 경북 포항까지, 경남 김해 단감은 경북 영덕까지 올라갔다.


해양수산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연안 평균 해수면은 9.1센티미터가 상승했다. 최근 10년간 상승속도가 10% 이상 증가하였고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2100년에 지구 해수면이 1.8미터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게 현실이 되면 포항과 광양 제철소는 침수되고 해안가 사람들은 제방을 쌓거나 상옥이나 백운산으로 대피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세계적으로 인구 천만 명이 넘는 메가 도시 15곳 이상, 250만 명 이상 중대형 도시 65%, 10억 명이 해발 10미터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속히 땅을 사서 다른 나라로 이주하거나 둑을 쌓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수도 이전을 준비 중이고, 이탈리아 베니스는 ‘모세 프로젝트’로 수문 70개를 설치하여 바닷물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재활용 소재로 만든 스페이스 히피 운동화,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지원, 포장박스를 재활용 가능한 에코 패키지로 전환, 종이 영수증 없는 매장 등 글로벌 기업들의 친환경 생존 전략이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자동차 폐기물 업사이클링, 그린 사이클 캠페인, 아마존 삼림 보호활동, 패트병 소재로 만든 등산복, 탄소 발자국 포인트 지급 등 브랜딩 활동에 열심이다.


개인 컵 사용하기,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분리배출 제대로 하기, 채식 중심 식단, 대중교통 이용하기, 폐마스크 잘 버리기, 여름 부채나 겨울 내의 착용으로 온도 2도씩 조절하기, 물 아껴 쓰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 인류의 지구 살리기 운동에 효력이 나타나야 한다. 지구를 살려야 나도 살 수 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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