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사태' 계기 재벌개혁이 노동보다 먼저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최재천 정책위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이석현 국회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은 4일 최근 불거진 롯데그룹 내부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한국의 재벌엔 가족만 있다. 경영은 없고 지배만 있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재벌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재벌 대기업은 '슈퍼갑' 아니겠느냐. 최근 롯데 사태에서 보여지듯 재벌 대기업에 노동자의 생살여탈권마저 넘기려는 것"이라며 "재벌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그 자체로 우리 경제에서 핵심적인 위험 요인,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정국 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선과 자만이 아니라 소통과 겸손"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담보로 한 노동구조 개편 강행 의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은 근무 평가를 통해 임의로 해고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기업에 주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눈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대화를 거쳐서 '국민 눈높이 개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권력의 자만과 독선으론 경제활성화도, 일자리 창출도 이뤄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한국의 재벌엔 가족만 있다. 경영은 없고 지배만 있다. 대부분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세무조사와 사정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보충적 수단일 뿐, 근본적인 해법은 되지 못한다"며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혁하고 황제경영과 순환출자의 문제였다면 이를 해소하고 경제력 집중을 막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최 정책위의장은 이어 "한국경제의 최대 모순은 노동이 아니라 재벌의 지배구조와 가족경영, 상속경영"이라며 "개혁의 우선순위는 자본개혁, 재벌개혁이 먼저이거나 최소한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여당은 당장 '경제민주화 시즌2'인 재벌개혁에 함께 나서야 한다"며 "개혁의 우선순위는 재벌개혁이 먼저이거나 최소한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일본말로 인터뷰하는 큰 아들이나 이방원처럼 아버지를 거역하는 작은아들이나 짜증스럽긴 마찬가지다. 우리 국민에 친숙한 기업이 비호감으로 전락했다"며 "롯데 회장이 누가 되는지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지만 다만 재벌 지배구조 폐해는 반드시 손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부의장은 "(롯데는) 순환출자로 얽힌 계열사의 대부분이 비상장이라 누가 얼마를 가졌는지 알 수 없는 구조"라며 "소수의 지분을 가진 총수가 베일 속에서 '황제경영'을 하고 재계 5위의 대기업과 임직원 10만 명의 명운을 걸어야 하는 형국 지배하에서 합리적 경영은 기대 불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롯데뿐만 아니라 재벌 대기업은 지배구조를 공개하고 합리적이고 신뢰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재벌개혁이 노동개혁보다 우선순위임 깨닫고 재벌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법사위원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롯데 사태와 관련해 새누리당이 마치 재벌개혁에 앞장서는 것처럼 나서고 있다"며 "'하는 척'하는 태도를 넘어서서 이번에는 재벌개혁이 법안으로 이미 제출돼 있으니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