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용산 차출설’에 TK 당협위원장 벌써 긴장..
정치

‘용산 차출설’에 TK 당협위원장 벌써 긴장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3/09/17 18:12 수정 2023.09.17 18:12
대통령실 참모 출마 가시화
여당과 공천 논의 본격화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용산 참모 총선 차출’을 요청함에 따라,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대통령실과 여당 내 공천 논의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최근 당 지도부가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실 일부 참모들의 내년 총선 차출을 요청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내부적으로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을 추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간 공천에 대한 얘기가 당연히 오고 갔다고 봐야 한다”며 “일각에서 이를 확대해석해 부풀릴 수 있겠지만, 이런 논의 자체가 현역 의원과 지역 당협위원장 등의 건전한 긴장과 분발도 유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의 2차 개각 단행 후 수면 아래 있던 ‘용산 참모 차출’ 이슈가 불거지면서 여권에 긴장을 불어넣으며 여권 전반의 총선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추석 연휴 직후, 10월 국정감사 이후,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된 뒤 연말연초 등 크게 세 차례에 걸쳐 용산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과 비서관급에서 총선 출마가 확정되면 대통령실 개편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자 여당 내부에선 ‘지도부가 용산 참모들의 여의도 입성을 오히려 공식화하는 길을 틔워준 것’이 아니냐며 술렁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당장 자신의 지역구를 갈고 닦으며 총선을 준비해 온 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선 공천에 대한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의 명을 받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야당 우세지역이나 몇천 표 차이로 당락이 바뀌는 격전지로 오겠느냐”며 “결국 당 우세지역의 의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뿐 아니라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에도 대통령실 참모들의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반발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에 인재가 차고 넘쳤으면 애초에 30명 용산 차출설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인재 쇄신이 필요하다는 시그널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K 지역은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 강훈 국정홍보비서관, 조지연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등이 대표적이다.
강명구 비서관은 21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구갑에 출마해 낙선했으나. 이번엔 구미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 비서관은 21대 총선에서 포항 북구 당협위원장인 김정재 의원과의 경선에서 밀렸으나, 22대 총선에서 ‘리턴 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조지연 행정관도 내년 총선에서 경산 당협위원장인 윤두현 의원과 '리턴 매치'로 설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근혜 정부 실세와 정치 신예들도 TK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인지도를 높이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초선 박형수 의원의 지역구인 영주,영양,봉화,울진에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재선 김희국 의원의 지역구인 군위,의성,청송,영덕에는 김재원 전 의원이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초선 김병욱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남·울릉에는 부장검사 출신 최용규 법무법인 도울 대표변호사가, 재선 김석기 의원의 지역구인 경주에는 박진철 변호사가 각각 출마 채비에 나섰다.
결국 TK 현역 의원 입장에선 중량감 있는 ‘올드보이’ 차출설에 더해, 대통령실 참모와 정치 신예들의 전방위적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길 수 있는 후보 공천'이라는 기준으로 경선이 이뤄진다면 올드보이, 대통령실 참모 차출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윤 대통령 지지도가 40%대 이상으로 오르지 않을 경우 '용산 프리미엄'이 반감되는 만큼 공천뿐 아니라 선거 승리는 개인 역량에 달렸다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실 참모 차출에 심리적으로 흔들린다는 것은 자신이 없음을 내비치는 게 아닌가"라며 "총선에서 대통령 지지율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천 문제는 지극히 섬세하게 관리돼야 한다”며 “자칫 ‘용산 리스트’를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면 총선 국면의 대형 악재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태기자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