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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포항 남북구 보건소 ‘저급 중국산 기저귀’ 제공 “무상이지만…치매환자 더 배려해야”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3/09/18 18:58 수정 2023.09.18 21:51
낙찰업자 불법 봐주기 정황


포항시 남・북구보건소(이하 포항시보건소)가 취약계층 재가치매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지원하는 조호물품(성인용기저귀)을 중국산 저급 제품으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호물품 조달 과정에서 낙찰업자들의 불법행위를 묵인한 정황도 파악됐다. 전국 지자체에서는 치매환자 돌봄에 필요한 조호물품인 기저귀, 위생매트, 물티슈 등을 가족 돌봄 부담 경감과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자체 실정에 맞게 공급하고 있다.
포항시보건소도 입찰을 통해 조호물품을 구매 후 재가치매환자들에게 무상 공급하고 있다.
포항시보건소의 2023년 하반기 치매환자 조호물품 구입 사양서에는 ‘욕창예방방석’만 국내제조용으로 명시하고 나머지 팬티형 기저귀등 4종의 제품에 대해서는 유통기한만 충족하면 수입제품도 가능하도록 돼있다.
입찰 자격은 포항시 관내에 사업자등록증을 소유하고 있는 소기업·소상공인이 대상이며 그 외에는 특별한 조건이 없다.
이런 입찰조건을 악용해 공공조달 입찰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들이 난립해 입찰자들에게 입찰가를 알려주고 낙찰이 되면 낙찰자에게 수수료를 주고 낙찰자 대신 납품을 한다. 그 과정에 납품업자들도 일정 수익을 얻고자 저급하고 값싼 품질의 중국산 제품을 납품한다는 것이다.
포항시보건소에 확인 결과 중국산 제품이 버젓이 창고에 입고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낙찰 업자가 일부는 국내산 제품을, 일부는 저가의 중국산 제품을 구매해 포장지만 바꿔 같은 제품인 양 보건소에 납품한 것이다. 포항시보건소가 이 사실을 추측할 수 있었음에도 방치한 것은 낙찰업체의 불법행위를 알고도 봐 준 것이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또한, 치매환자들에게 제공될 위생용품인 만큼 품질검사에 철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검사도 하지 않았다. 타 지역 보건소들의 경우 제품 품질에 관한 검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항시보건소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품을 구매했고, 중국산 제품이라도 그동안 별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취약계층인 재가치매환자들은 사회나 국가로부터 더 각별한 보호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설 요양기관조차 사용하지 않는 저급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대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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