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독재 미화하려 교과서까지 바꾸다니" 개탄
이종걸 "할아버지에게 누 끼치고 있다" 참담한 눈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15일 정부의 한국사 국정화 강행에 울분을 토하며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은 국정 교과서 강행을 막지 못할 경우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야권의 결사저지 '결기'를 재확인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고(故) 장준하 선생의 아들 장호권 씨와 인혁당 사건의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났다.
인혁당 사건 유가족들은 "(국정화 추진으로) 너무 엉망이 돼서 미치겠습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살려주십시오"라고 울분을 토했고, 문 대표는 유가족들의 손을 붙잡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문 대표는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의 명예까지 다 회복이 안됐는데 또다시 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만든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며 개탄했다.
그는 또 자신이 사형장 앞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독립운동 열사들과 민주화운동 열사들이 친일과 독재에 맞서서 승리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아이들, 후손들에게 똑바로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한다"며 "국민들께서 함께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인혁당 사건은 법적으로, 역사적으로 이제 규명됐다. 그런데 장준하 선생 문제가…"라며 장호권 씨에게 위로를 건넸다. 이에 장씨는 "그것의 해결이 대한민국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오는 날"이라고 씁쓸해 했다.
한편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 다른 행사장에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울분을 토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 원내대표는 자신의 조부인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순국 83주기 추모 행사장에서 "면목이 없다"며 고개숙였다.
그는 "최근 몇몇 사람들의 왜곡된 역사관과 새로운 역사 전쟁을 일으키려고하는 잘못된 흐름에 의해 대한민국 역사가 무덤으로 들어갈지도 모르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할아버지께 누를 끼쳐드리지 않으려고 하는 제 목표가 이제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정치를 하는 제게 '할아버지에게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는 지금 누를 끼치고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도 죄송하다"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울러 "이런 (역사 국정교과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누를 끼치지 않으려고 했는데 힘이 없다"며 "이 대한민국 역사가 역사쿠데타에 무너진다면, 역사를 바라볼 우리 미래세대를 바라볼 면목이 없을 것 같다"고 현 정국 상황을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