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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65년 만에 밥상 마주한 母子…아들은 눈물만..
정치

65년 만에 밥상 마주한 母子…아들은 눈물만

운영자 기자 입력 2015/10/25 18:55 수정 2015.10.25 18:55
남북 이산가족, '고향의 봄' '우리의 소원' 등 합창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둘째날인 25일 오후 북한 금강산 외금강호텔에서 열린 공동중식에서 북측 한송일 씨가 어머니인 남측 이금석 씨 음식을 골라주고 있다.

 
65년 만에 밥상에 나란히 앉은 어머니와 아들은 연일 눈물을 훔쳤다. 90대의 노모는 아들에게 "맛있다"며 쉼 없이 음식을 권하고, 70대가 된 아들은 어머니 앞 접시에 새우를 까서 올려놓았다.
25일 낮 12시30분(북한시각 낮 12시)부터 금강산호텔에 마련된 공동중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나란히 앉은 이금석(93·여)·한송일(74) 모자(母子)는 식사 내내 말을 아꼈다.
이 할머니는 전날 환영만찬 때와 마찬가지로 아들 한씨에게 밥을 먹여줬다. 아들은 눈물을 참지 못해, 식사 내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야 했다. 70대 노인이 된 아들은 이따금 "아휴…"라고 탄식할 뿐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아들 한씨가 어머니 접시에 고기를 잘게 쪼개 올려드리자 앞서 "기쁘다"고 말하던 93세의 노모는 결국 아들과 함께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북측 며느리 리미렬(70)씨는 "어머니 울지 마시라요"라며 토닥였다. 마음을 진정시킨 이들은 서로에게 팥죽과 깐 새우를 건네며 말없이 식사를 이어갔다.
이날 공동중식 행사에 참석한 남북 이산가족들은 2시간 동산 대체적으로 차분하게 식사를 이어갔다.
북측의 딸을 만나러 온 아버지 구상연(98) 할아버지와 동행한 남측 아들 강서(40)씨는 "개별상봉 때 훨씬 표정이 좋으셨다. 웃기도 많이 하셨는데, 여기(공동중식) 오니 또 경직되신 거 같네"라며 아쉬워했다.
남측 방문단 최고령자 중 한 명인 이석주(98) 할아버지와 그의 남측 아들 동진(61)씨는 피로가 쌓여 공동중식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할아버지의 남측 딸 경숙(57)씨와 북측 아들 리동욱(70)씨는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며 건배를 했다.
점심이 한창 이어지는 와중에 연회장 곳곳에서 흥겨운 노래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갑습니다'에 맞춰 남측과 북측 가족들이 춤을 추기도 하고, 주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노래에 맞춰 박수치며 즐거워했다. 이어 북측 가족들은 '고향의 봄'과 '우리의 소원' 등을 부르며 웃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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