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국가대표팀과 알제리 축구국가대표팀의 H조 경기에서 알제리 자부가 골을 넣고 한국 벤치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운영자
한국이 알제리의 새로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 출전사 작성의 '제물'이 됐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2차전에서 2-4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H조 최하위로 추락해 조별리그 통과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은 이날 벨기에에 0-1로 패한 러시아와 함께 승점1(1무1패)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한국 -2, 러시아 -1)에서 뒤졌다.
알제리(1승1패·승점 3)는 단숨에 벨기에(2승·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뛰어올라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알제리는 이날 자국의 월드컵 본선 출전사에 한 획을 그었다.
알제리는 서독(2-1 승)과 칠레(3-2승) 등을 모두 물리치며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1982스페인월드컵 조별리그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했다.
또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4골을 넣은 아프리카 팀이 됐다.
특히, 알제리는 모처럼 다시 월드컵 조별리그통과를 꿈꿔보게 됐다.
알제리는 스페인월드컵 조별리그 B조에서 2승(vs 서독·칠레)1패(vs 오스트리아)를 거두며 조별리그 통과가능성을 높였지만, 오스트리아와 서독의 사실상의 '승부조작'으로 골득실에 밀려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서독과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경기에서 서독이 2골 차 이상 이기면 알제리는 서독과 함께 12강이 겨루는 2차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독은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려 스코어가 1-0이 된 뒤 오스트리아와 함께 볼만 돌리며 시간을 보냈다. 1-0으로 사이좋게 2차리그로 동반 진출하기 위한 꼼수였다.
이에 격분한 스페인 관중들의 집단 항의와 당사자인 서독 언론의 비판 등으로 문제가 커지자 FIFA는1986멕시코월드컵부터 조별리그 최종전을 동시간대에 진행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작 알제리는 멕시코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상 각 1무2패)에서 모두 무승에 그쳐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바로 그 한을 풀 순간이 눈 앞에 온 것이다.
반면 한국은 알제리전 패배로 2006독일월드컵(vs 토고 2-1 승)·남아공월드컵(vs 나이지리아 2-2 무) 등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한 '무패 행진'을 멈췄다.
오히려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무승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던 1954스위스월드컵(vs 터키 0-7 패)을 시작으로 2010남아공월드컵(vs 아르헨티나 1-4 패)과 이번 알제리전까지 9전 무승(4무5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