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당 흔드는 세력에 책임묻겠다" 공세 취하자
안철수 의원의 탈당 후 급격하게 입지가 축소됐던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가 17일 전면적인 반격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가 전날 "당을 흔드는 세력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위기감이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비주류인 문병호·황주홍·유성엽 의원이 탈당한 가운데 이종걸 원내대표와 비주류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은 이날 문재인 대표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당내 최대 비주류 모임인 '구당모임'은 호소문을 내고 문 대표를 다시한번 압박했다.
문 대표에게 반발, 지난 7일부터 최고위원회를 보이콧해온 이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 대표의 2선 퇴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통합전당대회를 재차 촉구했다. 아울러 문 대표 체제의 최고위원회에 복귀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금 최고위원회가 어떻느냐"며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대다수의 최고위원들이 분열을 조장하고 기능상실을 넘어 당내 통합을 해치고 더 나아가 대통합을 불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당한 문 의원 등에 대해 "세 의원들의 선택도 통합과 승리를 위한 나름의 방법이라고 확신한다"며 "그들도 한 길에서 만나야만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당내 통합과 대통합의 길로 방향을 틀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한길 의원은 "문 대표의 표정과 말이 무섭다"며 "이 단호함과 엄격함은 먼저 거울을 보면서부터 적용돼야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비주류에 앞서 주류부터 징계하라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문 대표는 더 엄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며 "야권의 분열상에 대한 모든 책임을 남들에게만 묻는다면 세상에 참으로 민망할 일이 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저는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갑니다. 죄송합니다' 한 마디만 했다"며 "'나를 흔들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못해먹겠습니다'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내 최대 비주류 모임인 '구당모임'은 호소문을 내고 "야권이 분열된 데에는 우리 역시 책임이 있지만, 그 중심에는 당 대표의 무한책임이 있다"며 "지금이라도 문 대표가 결단해 우리 모두의 힘을 모은 비대위를 구성, 혁신과 야권 대통합의 길로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혁신과 책임정치를 요구하는 동지들을 기득권을 수호하고 공천권만 요구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분열적 사고"라며 "주요 당직을 맡은 사람들이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으로 동지들의 가슴에 상처를 내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