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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APEC 효과, 경주에만 묶어둘 수 없다”..
사회

“APEC 효과, 경주에만 묶어둘 수 없다”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12/16 18:48 수정 2025.12.16 18:49
경주→포항→북부·서부권 확산이 관건

경주 APEC 이후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효과가 경주에만 머물 경우 경북 전역의 관광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경북연구원이 제시한 ‘광역 관광 전환’ 전략을 두고 경북 각 지역에서도 “이제는 실행의 문제”라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경북연구원은 16일 발표한 ‘포스트 APEC, 경북 관광 설계’ 보고서에서 경주 단독 관광 구조에서 벗어나 도내 타지역으로의 이동·체류 유도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연구 결과, 경주 방문객의 평균 숙박일수는 1.5일로 대부분 1박 2일에 그쳤고, 이동은 포항에 편중돼 북부·서부권으로의 확산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북부권 관광업계에서는 이번 분석 결과를 두고 “현실을 정확히 짚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안동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경주를 찾은 관광객이 포항까지는 가지만 안동·영주·문경으로는 거의 오지 않는다”며 “교통도 불편하고, 연계 상품도 없어 관광객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영주·문경 지역 역시 “APEC 특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경주 중심 관광 구조가 고착화되면 대형 이벤트 유치는 의미가 퇴색된다”며 “광역 교통과 체류형 콘텐츠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원에서 제안한 ‘경주-포항 2~3일 체류형 관광 패키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경주 숙박객의 52.1%가 포항을 방문, 포항 숙박객의 65%가 경주를 찾는 등 양방향 관광 흐름이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 관광업계 관계자는 “해양 관광과 역사문화 관광의 결합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문제는 여기서 더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항·경주를 시작으로 안동, 울진, 영주까지 이어지는 동해~내륙 관광 루트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북 지역 정치권에서도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광역 관광 전략이 본격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북도의회 한 의원은 “APEC은 경주만의 행사가 아니라 경북 전체의 기회였다”며 “행사 이후 관광객 데이터가 이렇게 나왔다는 건 정책 전환의 근거가 충분하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도의원은 “관광 순환버스, 셔틀, 광역 패스 같은 실질적 이동 인프라부터 손봐야 한다”며 “AI 관광 플랫폼도 좋지만, 먼저 ‘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의 핵심은 ‘진단’이 아니라 ‘경고’라고 입을 모은다.
APEC이라는 초대형 이벤트 이후에도 관광객 체류일수와 이동 반경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향후 국제행사 유치 효과 역시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북 관광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보고서가 아니라 실행계획이 필요하다”며 “경주를 시작점으로 삼아 경북 전역이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이지 않으면 APEC 효과는 반쪽짜리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APEC 이후 경북 관광의 성패는 ‘경주를 넘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경주에 몰린 관광객의 발걸음을 어디까지, 어떻게 확장시킬지에 대한 경북도의 전략적 선택과 실행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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