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유력 후보군 가운데 첫 공식 선언으로, 대구시장 선거 구도가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구 달성군 지역에서 내린 3선을 지낸 추 의원은 29일 “평생 쌓아온 경제·행정·정치 경험을 고향 대구를 위해 온전히 쏟아붓겠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대한민국 3대 도시라는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지금 대구에 필요한 것은 경제를 아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35년간 경제관료로 활동하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고, 이후 국회의원과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정책을 설계하고 예산을 확보하며 정치로 현실화시킨 경험이 대구 경제 회복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산업 전환 지체, 청년 유출, 투자 위축 등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대구 경제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대구 정치권에서는 “행정 경험 중심의 시장론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적 출마”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추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이 문제를 피하지 않고 직접 언급했다.
추 의원은 “저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 계속될 수 있지만 저열한 정치 탄압과 정치 보복에는 단호히 맞서겠다”며 “사법적 진실은 법정에서 당당히 가려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는 정치 특검의 편향된 심판이 아니라 대구 시민의 엄정한 평가를 받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재판 리스크를 방어가 아닌 정면 돌파로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선거 과정에서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병존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한 대구 지역 당직자는 “당내 주자 중 가장 강력한 인지도와 경제 이력을 갖춘 카드”라며 “출마 선언 자체로 선거 구도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대구는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동시에 ‘안정’을 중시하는 유권자가 많다”며 “재판이 진행 중인 후보에 대한 부담감도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시장 후보군으로는 원내에서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최은석 의원이, 원외에서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 밖에 주자들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추 의원의 선제 출마로 경선 구도는 불가피하게 ‘추경호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유권자 사이에서는 ‘재판 중 정치인’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훨씬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장년층 일부에서는 “정치적 수사와 사법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능력 있는 인물이면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시각이 여전히 강하다.
반면 청년층과 무당층에서는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는 공직을 맡기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인식도 뚜렷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제 대구 선거도 ‘무조건적인 진영 투표’에서 벗어나 개인의 리스크와 역량을 함께 따지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추경호 출마는 대구 유권자의 선택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내년 대구시장 선거는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경제 회생 비전과 사법 리스크 수용 여부라는 두 축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추경호 카드는 대구 보수 진영이 가진 가장 강력한 ‘경제 전문성’ 자산인 동시에 가장 민감한 ‘사법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결국 유권자가 무엇을 더 중시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하튼 추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 선언은 단순한 후보 경쟁을 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정치인을 유권자가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는가’라는 민감한 질문을 대구 사회에 던졌다.
대구는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최근 선거를 거치며 '도덕성·사법 리스크'에 대한 판단 기준이 세대별로 뚜렷하게 갈리는 지역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의 상징성은 크다.
지역 정치권과 여론조사 관계자, 시민사회 의견을 종합한 결과, 60대 이상 유권자층에서는 ‘재판 중이라도 능력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중구에 거주하는 70대 A씨는 “정치는 원래 공격이 많은 법이고, 재판은 재판대로 보면 된다”며 “대구 경제를 살릴 사람이 누구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수 지지층 내부에서는 “정권 차원의 정치적 수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거로 심판하면 될 문제”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는 과거 TK 지역에서 반복돼 온 ‘정치적 사법 리스크 관대성’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40~50대 유권자층에서는 보다 복합적인 반응이 나타난다.
이 연령대는 추 의원의 경제 이력과 정책 전문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도, 재판이 선거 과정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동시에 인식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50대 자영업자 B씨는 “경제를 아는 사람이라는 점은 분명 강점”이라면서도 “시장이라는 자리는 행정 안정성과 도덕성도 중요하다. 재판 이슈가 계속 따라붙으면 시정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계층을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40~50대는 진영보다는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는 세대”라며 “재판 진행 상황과 후보의 대응 태도가 표심에 직접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30 세대의 반응은 가장 냉정했다.
이들 사이에서는 “무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고위 공직 도전에 나서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난다.
대구 북구의 20대 직장인 C씨는 “정치든 기업이든 책임 있는 자리는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며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시정을 맡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년층은 특히 ‘정치적 탄압’ 프레임에 대해 거리감을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모든 정치인은 공정한 사법 판단을 받아야 한다”, “경제 능력과 별개 문제”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를 TK 유권자 인식 변화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영남권 한 대학 교수는 “과거 대구·경북은 사법 리스크에 매우 관대한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세대별로 판단 기준이 분명히 갈린다”며 “특히 청년층과 중도층이 늘어나면서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공식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추경호 출마는 개인 선거를 넘어 ‘기소된 정치인에 대한 사회적 수용선’을 가늠하는 정치적 실험”이라며 “선거 결과는 향후 TK 공천 기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내년 대구시장 선거는 경제 전문성, 사법 리스크 관리, 시민 신뢰 회복이라는 세 가지 시험을 동시에 치르는 선거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추 의원이 강조하는 경제 리더십이 유권자의 불안과 의구심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대구 유권자의 선택은 TK 정치의 다음 10년을 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