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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대구시장 ‘중진 불출마’론 확산…정치적 책임?..
정치

대구시장 ‘중진 불출마’론 확산…정치적 책임?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1/18 18:45 수정 2026.01.18 18:46
홍준표, “당 대표는 단식, TK 중진은 대구시장 자리싸움” 직격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반사이익’도 주목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TK(대구·경북) 중진 의원들의 대구시장 출마 움직임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중진 불출마론’에 불을 지폈다.

당이 위기 국면에 놓인 상황에서 중앙 정치의 책임을 회피한 채 ‘안전한 대구’로 몰려드는 보신주의 행태라는 지적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는 목숨을 건 단식을 하는데, 시장이라도 해보려고 날뛰면서 등 뒤에 칼 꽂는 영남 중진 X들”이라며 원색적인 표현으로 현역 중진들을 맹비난했다.

이어 “TK 통합을 방해해 놓고도 그 자리를 계속 차지하려는 자들”이다, “두 번의 탄핵을 불러온 주범을 추종하는 종물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이 사실상 ‘추경호·주호영·윤재옥 의원’ 등 TK 중진 3인을 겨냥한 ‘대구시장 불출마 압박’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세 의원 모두 윤석열 정부 시절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핵심 인사로, 보수 진영 붕괴의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 홍 전 시장 비판의 핵심 논리다.

대구 정치권 내부에서도 홍 전 시장의 문제 제기에 공감하는 기류가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 재선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은 당명 변경까지 거론될 만큼 존립 위기인데,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하나같이 대구시장으로 몰리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명분을 얻기 어렵다”며 “누군가는 험지에서 당을 지켜야 하는데 모두 안전지대로 향하는 건 책임 정치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대구 지역 한 원로 정치인은 “대구는 보수의 마지막 보루라는 상징성이 있다. 그래서 더더욱 ‘자리 경쟁’으로 비치면 안 된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 핵심이었던 인사들이 대구로 내려오는 것은 정권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는 인상만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진 의원 측 인사들은 “대구가 위기이기 때문에 경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김부겸 전 총리 등 여권 유력 인사 출마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위기를 이유로 안전지대를 택하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더 우세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의 반사이익도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진급 인사들의 출마가 도덕성과 명분 논란에 휩싸일수록, 상대적으로 ‘지역 밀착형 행정 경험’과 ‘비계파 이미지’를 지닌 후보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구 정가의 한 관계자는 “중진들이 서로 충돌하면 결국 ‘대안 후보’를 찾게 된다”며 “이재만 전 청장은 중앙 정치 책임론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구청장 재임 시절 안정적인 행정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중도·무당층에 어필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중진 간 경쟁이 아니라, 중진 피로감 이후 떠오를 ‘관리형 후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진 불출마론이 힘을 받을 경우, 이 전 청장을 포함한 비중진 후보군이 자연스럽게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청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분명히 했다.

이 전 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대구 정치가 시민 눈높이보다 정치인 이해관계에 더 가까이 가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듣는다”며 “누가 나오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왜 나오느냐, 무엇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구는 더이상 과거의 관성만으로 운영될 수 있는 도시가 아니다”며 “중앙 정치 실패의 책임을 두고 서로 공방하는 모습보다는, 행정 공백과 지역 경제 침체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는 결국 시민에게 평가받는 일”이라며 “험할 때는 뒤로 물러나고,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만 나서는 정치라면 시민들이 신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구 정가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중진 간 충돌이 격화될수록, 이재만 전 청장처럼 중앙 정치와 거리를 둔 ‘관리형·행정형 후보’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계파색이 옅고, 구청장 재임 시절 비교적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의 거부감이 적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중진들이 계속 서로를 겨누는 구도가 이어질 경우, 오히려 ‘싸움판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이 전 청장 같은 인물을 대안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홍 전 시장의 발언은 특정 인물에 대한 비난을 넘어, 보수 정치 전반을 향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홍 전 시장이 말한 핵심은 ‘윤 어게인’이냐 ‘한동훈 책임론’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나만 살면 된다는 보신주의가 보수를 무너뜨렸다는 진단”이라며 “TK 중진 대구행 논란은 그 상징적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6·3 지방선거까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중진 불출마론과 세대·역할 재편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 그리고 대구시장 선거 구도가 ‘중진 대 비중진’ 구도로 재편될지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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