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경쟁은 도를 넘어섰다. 같은 당 소속이라 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계파를 앞세운 줄세우기 논란으로 구태를 재연하나 싶더니 여론조사 조작 논란까지 불거지며 집권여당임을 의심케 하는 지경에 다다랐다.
서청원의원과 김무성의원은 당대표에 출마하면서 변화와 개혁을 약속했지만 그것은 약속일 뿐 세몰이와 공천권을 앞세운 줄세우기 같은 구태는 여전하고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네거티브에 정신이 팔려 정책대결은 사라져 버렸다.
김무성 의원 측의 제기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은 유야무야 덮을 문제가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 또는 조작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진상을 조사할 생각도 없는 것 같다.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해야 할 당 지도부가 불법행위를 눈감고 모른척 한다면 전당대회가 끝나도 뒷말이 무성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집권여당의 대표를 뽑는다는 선거에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차기 여권 대선후보 지형이 가려진다는 중차대한 선거에 군소정당에서나 있을 법한 논란이 벌어진다는 게 21세기 대한민국 집권여당이 현주소라니 한심할 뿐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야당과 우열을 가리지 못한 이유가 국민들이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새누리당의 내일은 없다. 결코 새누리당 자력으로 얻은 결과가 아니었으며 국민들이 마지막 기회를 준 선거였던 것이다.
총리후보자 두명이 연이어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지금의 국정운영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청와대가 중심을 못 잡으면 여당이 그 역할을 해야 하지만 당권에 정신이 팔린 새누리당에선 그런 여당의 모습이 안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