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사실상 정규직…대법 “포스코, 하청 215명 직고용하라”..
정치

사실상 정규직…대법 “포스코, 하청 215명 직고용하라”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4/16 17:30 수정 2026.04.16 17:31
노동계·시민단체 ‘환영’
정치권 “책임있는 대응”

대법원이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200여 명에 대해 사실상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직접 고용을 명령하자, 본사가 위치한 포항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즉각 반응을 쏟아내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대법원 1부는 16일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223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215명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2년 이상 사실상 파견 형태로 사용된 만큼 직접 고용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포항 지역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포항지역 한 노동단체 관계자는 “이미 현장에서는 협력업체 소속이라는 이름만 달았을 뿐, 포스코의 지휘·명령 아래 일해 온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며 “이번 판결은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는 “2011년부터 이어진 소송이 10년 넘게 걸렸다는 점 자체가 구조적 문제”라며 “판결 이후에도 실질적인 정규직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 정치권도 신중하면서도 책임 있는 대응을 주문하는 분위기다.

지역 야권 인사는 “대법원이 불법파견 구조를 명확히 인정한 만큼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시점”이라며 “형식적 고용이 아니라 처우 개선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포스코가 지역 대표 기업인 만큼 노동 문제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하청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는 이달 초 협력사 직원 7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판결은 해당 정책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법 판결과 별개로 이미 대규모 직접 고용 계획이 나온 만큼 기업 부담과 지역 고용 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며 “포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법원은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맡은 일부 근로자에 대해서는 파견 근로로 인정하지 않았다.

협력업체의 독자적 기술과 설비, 운영 경험이 인정된 점이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법조계에서는 “핵심은 지휘·명령 관계와 업무 종속성”이라며 “같은 제철소 내 업무라도 구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판례”라고 분석했다.

포항 시민사회는 이번 판결이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산업 구조 개선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철강 산업 특성상 협력업체 의존도가 높지만, 그 과정에서 책임이 분산돼 온 측면이 있다”며 “이번 판결이 ‘책임 있는 원청’이라는 기준을 세우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포스코의 고용 구조는 물론, 포항 지역 산업 전반의 하도급 관행까지 재조명될 전망이다.

앞으로 노동계·정치권·기업 간 후속 대응을 둘러싼 논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태 기자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