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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신분증으로 사전투표…‘본인인증’ 뚫렸다..
사회

사촌 신분증으로 사전투표…‘본인인증’ 뚫렸다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5/31 17:16 수정 2026.05.31 17:17
대구, 황당한 대리투표 논란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대구의 한 투표소에서 사촌의 신분증을 도용해 대리 투표를 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투표 과정에서 신인 확인과 지문 인식 절차까지 거쳤지만 투표소 현장 시스템은 이를 전혀 걸러내지 못해 선거 관리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지난달 31일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대구 시내 한 사전투표소를 찾은 A씨는 거동이 불편한 사촌 B씨의 신분증을 버젓이 제시하고 투표를 마쳤다.
당시 A씨는 요양보호사 등과 함께 보행 보조기구에 의지해 이동하던 B씨와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보다 먼저 투표소 내부로 진입한 A씨는 선관위 직원들의 별다른 제지 없이 B씨의 명의로 표를 행사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불과 10여 분 뒤, 진짜 유권자인 B씨가 투표를 하기 위해 전산 조회를 시도했을 때는 이미 '투표 완료' 상태로 등록돼 있었다.
현장에서 졸지에 투표권을 박탈당한 B씨는 당일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선관위 측은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현장 확인 부실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B씨의 거동이 불편해 사촌인 A씨가 신분증을 대신 소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두 사람의 생김새가 매우 닮은 데다 주소지마저 비슷해 현장 사무원들이 미처 본인 여부를 구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전투표소에서 전원 실시하는 '지문 인식' 절차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정가와 시민사회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현재 사전투표소의 지문 인식기는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시스템 데이터와 실시간 연동되어 '신분증 사진과 지문이 일치하는지'를 판별하는 기능이 없다. 선관위 관계자 역시 "지문 인식은 본인 인증용이 아니라, 해당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다는 '기록 남기기용'에 불과하다"고 시인했다.
결국 신분증 사진과 얼굴을 대조하는 육안 검사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이번 같은 대리투표 사태를 막지 못한 셈이다.
대구시선관위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행정 처리를 통해 실제 유권자인 B씨가 이튿날인 30일 정상적으로 사전투표를 할 수 있도록 긴급 조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리 투표를 한 A씨에 대해서는 본선거일 등 향후 추가 투표를 할 수 없도록 시스템상 록(Lock)을 걸어둔 상태다. 시민 체감도가 높은 지방선거에서 선거 기본권이 위협받는 허점이 노출된 만큼, 남은 본선거 기간 동안 철저한 신원 확인 대책 마련과 전산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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