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저출생 충격이 이제 ‘출생아 감소’를 넘어 학교 현장을 뒤흔든다. 지난 2020년 이후 6년 연속 출생아 수가 30만 명을 밑돌면서 이른바 ‘30만 명 미만 세대’가 2027년부터 본격적인 학령기에 진입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15년 안에 학생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특히 대구·경북을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고교생이 절반 이상 사라지는 등 학교와 교원, 교육 인프라의 대대적인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이 1일 발표한 브리프 ‘출생아 수 30만 명 미만’ 세대의 학령기 진입에 따른 지역별 학생 수 감소 전망과 교원 및 교육 인프라 중장기 수급 정책 과제에 따르면, 2032년 전국 초등학생 수는 150만3천명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5년 234만5천명보다 35.9% 감소한 규모다.
문제는 지역별 편차다. 2025년 대비 2032년 초등학생 감소율은 경남 45.9%, 대구 44.1%, 광주 43.8%, 전북 43.4%, 제주 41.7% 순으로 높았다.
대구의 경우 7년 만에 초등학생이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학생 감소의 충격은 초등학교에 그치지 않는다.
2038년 전국 중학생은 70만3천명까지 줄어 2025년 137만명 대비 48.7% 감소할 전망이다. 경남은 무려 59.4% 감소하고, 전북 59.2%, 광주 58.1%, 제주 57.1% 등 비수도권의 감소 폭이 더욱 커진다.
고등학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41년 전국 고등학생은 68만2천명으로 줄어, 2025년 129만9천명 대비 47.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지역별로는 전북 60.4%, 경남 57.8%, 광주 57.1%, 경북 54.7%, 충남 53.3%, 제주 52.6%, 대구 51.7%, 울산 51.6%, 전남 50.0% 등 비수도권 상당수 지역에서 고교생이 절반 이상 감소한다.
경북은 전국에서도 학생 수 감소 충격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2041년 경북의 고교생은 2025년보다 54.7% 감소할 전망이다.
학생 수 감소가 학교 통폐합과 교원 수급 문제를 넘어 지역의 정주 여건과 지방소멸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학생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동안 학교와 교원은 학생 감소 속도에 맞춰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
2025년 교원 규모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초등학교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025년 12.1명에서 2032년 7.8명으로 줄어든다.
중학교는 11.8명에서 2038년 6.1명, 고등학교는 10.1명에서 2041년 5.3명까지 떨어진다.
학교와 학급도 소규모화가 가속된다.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025년 19.3명에서 2032년 12.4명으로 감소하고, 중학교는 24.9명에서 2038년 12.8명, 고등학교는 23.4명에서 2041년 12.3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역에서는 이미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2025년 현재 재학생 60명 이하 초등학교 비중은 전남 56.6%, 강원 54.8%, 전북 53.1%로 절반을 넘어섰다. 경북도 48.4%에 달했다.
중학교 역시 전남 48.8%, 강원 41.9%, 전북 40.9%, 경북 37.0%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소규모 학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경북의 경우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이미 학생 수가 급감한 상황에서 향후 출생아 감소 세대까지 본격적으로 학교에 진입하면 학교 통폐합과 폐교 문제가 일상적인 지역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교원 수급 문제 역시 교육당국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초등교원 신규채용은 2015년 7천412명에서 2025년 3천627명으로 이미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교육부 계획에 따르면 공립 초등교원 신규채용 규모는 2027년 2천700~2천900명, 2030년 2천500~2천800명 수준까지 추가 감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회미래연구원은 단순히 신규채용 규모만 줄이는 방식으로는 장기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교원이 한번 채용되면 중도 퇴직하지 않는 한 수십 년간 근무하기 때문에 현재의 학생 감소뿐 아니라 10~20년 뒤 학령인구까지 내다본 장기적인 교원 수급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원양성체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령인구 증가기에 만들어진 교육대학·사범대학 중심의 양적 공급체계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정보교육, 고교학점제 등 미래 교육 수요에 맞는 유연한 인력 양성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폐교를 단순히 학교를 없애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제안했다.
지역 여건에 따라 소규모 학교를 통합하는 수평적 통합, 초·중 또는 중·고를 결합하는 수직적 통합, 학교를 유지하면서 교육과정과 인적·물적 자원을 공동 활용하는 연계 방식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폐교 시설은 지역의 인구구조와 복지 수요를 고려해 체육·문화·복지시설 등으로 전환해 오히려 지역 인프라를 보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나리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과 홍현진 연구원은 “학생의 학습권과 사회화 과정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교육 인프라 재편의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 여력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