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필요하다는 국민 인식이 20년 만에 크게 낮아져 4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북이 현재와 같은 분단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북한 정권과 대화나 타협이 어렵다는 인식도 크게 높아졌다.
29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발표한 ‘2026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9.0%로 지난해 41.1%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통일평화연구원이 조사를 시작한 2007년 63.8%와 비교하면 약 2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역대 조사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특히 남북이 사실상 두 국가로 분단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1.5%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2007년 11.8%와 비교하면 약 2.7배 증가했다.
세대별 인식 차이는 더욱 뚜렷했다.
20대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5.2%, 30대는 27.0%에 그쳤다. 반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0대 44.8%, 30대 47.0%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통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는 가운데 북한에 대한 인식은 복합적인 양상을 보였다.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응답은 38.7%로 지난해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북한을 지원 대상으로 본다는 응답은 12.6%로 전년보다 5.2%포인트 하락했다.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해서는 위협 인식이 매우 높았다.
응답자의 86.4%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위협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90.4%에 달했다.
특히 북한 정권과 대화나 타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은 78.3%로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이상 급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인식 속에서 한국의 핵무장에 찬성한다는 응답 역시 61.1%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정치적 성향별로도 보수 66.6%, 중도 60.8%, 진보 57.6% 등 모든 집단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다만 연구원은 이번 문항이 일반적인 핵무기 보유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것으로, 핵무장에 따른 모든 비용이나 외교적 부담까지 동의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주변국에 대한 인식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가장 친밀하게 느끼는 국가로 미국을 꼽은 응답은 71.9%로, 2023년 82.1%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하락했다.
미국을 협력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응답도 76.4%로 전년보다 4.5%포인트 떨어졌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80%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조사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한국을 도울 것이라는 응답도 61.2%로 지난해 70.5%보다 9.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미국이 전쟁 상황에서 한국보다 자국의 이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는 응답은 34.4%로 처음 30%를 넘어섰다.
일본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개선됐다.
가장 친밀하게 느끼는 국가로 일본을 꼽은 응답은 1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일본을 선택한 응답은 6.9%로 북한 47.0%, 중국 32.2%보다 크게 낮았다.
이번 조사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월 1일부터 2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74세 성인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원이 직접 방문하는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포인트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