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사법부의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국민 48.4%는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것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천지일보 의뢰로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달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의 청와대 대법관 재제청 요청 거부’에 대해 질의한 결과 ‘적절하다’는 응답은 48.4%로 나타났다.
반면,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42.2%로 집계됐다. 두 응답 간 격차는 6.2%p(포인트)였고, 모름은 9.4%였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적절’이 41.5%, ‘적절’이 6.9%였다.
반면 ‘부적절’은 9.3%, ‘매우 부적절’은 32.9%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 적절하다는 평가가 56.1%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부적절하다는 평가는 33.6%로 양측 격차는 22.5%p에 달했다.
‘매우 적절’이라는 응답도 49.6%로 절반에 육박했다.
만 18세~20대는 적절 48.4%, 부적절 31.0%였다. 다만 모름 응답이 20.5%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70대 이상은 적절 51.0%, 부적절 37.6%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반면 40대와 50대에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앞섰다.
40대는 적절 44.6%, 부적절 49.3%였고 50대는 적절 43.5%, 부적절 51.6%로 나타났다.
60대는 적절 48.3%, 부적절 45.7%로 양측 평가가 팽팽했다.
지역별로는 보수의 텃밭 대구·경북에서 적절하다는 평가가 56.2%로 가장 높았다.
부적절하다는 평가는 29.3%로, 두 응답 간 격차는 26.9%p였다.
충청·강원에서도 적절 52.7%, 부적절 39.0%로 적절하다는 평가가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섰다.
부산·울산·경남은 적절 50.9%, 부적절 40.8%였다.
서울은 적절 48.4%, 부적절 39.9%였고 경기·인천은 적절 47.4%, 부적절 43.2%로 조사됐다.
반면 호남·제주에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60.3%로 적절하다는 평가(35.7%)보다 24.6%p 높았다. 특히 ‘매우 부적절’이라는 응답이 46.0%를 기록해 다른 지역보다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과 진보층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보수층에서는 적절하다는 응답이 67.0%로 부적절하다는 응답(19.0%)보다 48.0%p 높았다. ‘매우 적절’이라는 응답만 59.2%에 달했다.
반면 진보층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67.7%로 적절하다는 응답(25.4%)을 42.3%p 앞섰다. ‘매우 부적절’이라는 응답은 60.2%였다. 중도층은 적절 50.5%, 부적절 43.3%로 적절하다는 평가가 7.2%p 높았다. 부동층은 적절 37.4%, 부적절 42.9%, 모름 19.6%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별로도 여야 지지층 사이의 인식 차이가 뚜렷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적절 79.0%, 부적절 11.4%였으며 ‘매우 적절’이라는 응답이 70.4%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84.5%로 적절하다는 응답(11.5%)을 크게 앞섰다. ‘매우 부적절’이라는 응답은 68.7%였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적절 13.8%, 부적절 76.8%였고 진보당 지지층은 적절 18.6%, 부적절 72.2%로 조사됐다.
개혁신당 지지층에서는 적절하다는 평가가 73.1%,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5.1%였다.
기타 정당 지지층도 적절 72.7%, 부적절 18.5%로 나타났다.
특히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는 적절 52.4%, 부적절 23.6%, 모름 24.0%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 100%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22일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재제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가 지난달 2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의 제청을 사실상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한 지 25일 만이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당초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지만, 대통령실과 대법원 사이에서 후보자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인선이 장기간 표류했다.
청와대는 손 후보자 제청에 대해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가 제시한 재제청 요구 문서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조 대법원장이 직접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법관 제청 과정과 재제청 거부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가능성이 커졌다.
향후 쟁점은 세 가지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이 어디까지 충돌할 수 있는가, 대통령실의 재제청 요구에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가 필요한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공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대법관 한 자리의 인선을 넘어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라는 헌법상 권한의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