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년 만에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며 이재명 정부를 정조준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안보·사법·민생을 고리로 대여 공세의 전선을 넓히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투쟁력을 부각했다.
다만 장외투쟁이 핵심 보수층 결집을 넘어 중도·무당층까지 확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한 ‘이재명 심판론’에 비해 민생과 경제 분야의 구체적인 대안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하면서 ‘거리 정치’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향후 과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개천절인 지난 3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이재명 정권 심판 민생회복·안보수호 국민행동대회’를 열었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만의 대규모 장외집회다.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해 현역 의원 7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약 2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추산은 약 1만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번 집회에서 국민의힘이 전면에 내세운 것은 ‘안보·사법·민생’이었다.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안보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통령의 SNS 활동까지 겨냥했다.
장 대표는 “당분간 SNS를 중단할 것을 권한다”며 “국민의 삶으로 들어가 분노한 민심의 목소리를 생생히 듣고 올바른 민생 경제 정책을 함께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북한군 지뢰 폭발 사고와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정부 대응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북한 지뢰 도발에도 북한 비판은 단 한마디도 안 했다”며 대북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사법 분야에서는 검찰청 폐지와 이 대통령 재판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를 요구했고,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본인 재판을 없애기 위한 정치’라고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생 분야에서는 부동산 정책 전환과 농지 전수조사 중단, 금융권 해킹 대책 등을 요구했다.
집회가 단순한 정권 비판에 머무르지 않고 민생 문제까지 공격 의제를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번 장외집회의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보수 지지층을 한데 묶는 정치적 구심점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현역 의원 70여명이 집결하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대여투쟁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줬고, 비당권파 인사들도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당내 결속이 완전히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의 발언 과정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야유를 보내는 등 당내 이견도 노출됐다.
장외투쟁이 오히려 장동혁 지도부 중심의 당권 경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도 남겼다.
특히 참석 인원을 둘러싼 논란도 부담이다.
국민의힘은 20만명 집결을 주장했지만 경찰 추산은 약 1만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결국 숫자 경쟁보다는 집회에서 표출된 보수층의 불만을 실제 선거 지지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외투쟁 이후 국민의힘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강성 지지층 결집을 중도층 확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재명 OUT’, ‘이재명 재판 재개’ 등의 구호는 보수 핵심층에는 강한 호소력을 갖지만,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부동산·일자리·물가·지역경제 등 민생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집회를 두고 “국감을 앞두고 제1야당이 거리로 나선 것은 반민생”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여당의 이런 공세를 감안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장외투쟁의 명분을 국정감사에서 정책 검증과 대안 제시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 대표가 5일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을 계기로 박정희·육영수 전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의 역사적 기억을 환기하며 보수 정체성 강화에 나서는 행보다.
장 대표는 영화에 대해 상영 중단과 사과를 요구해왔다.
결국 국민의힘의 이번 장외투쟁은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세워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국정감사 전 대여투쟁의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성과가 있다.
그러나 장외집회의 정치적 성패는 이제부터다.
거리에서 모인 지지층을 국회로 끌고 와 정부를 견제할 실질적인 정책 성과를 만들어내고, ‘이재명 반대’를 넘어 ‘국민의힘이 무엇을 하겠다’는 대안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장동혁 지도부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