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1대 7‘믿기 어려운 굴욕’… 94년만에 대참사
▲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4강 브라질과 독일의 경기에서 세자르 골키퍼와 다비드 루이스가 네아마르의 유니폼을 들고 국가를 부르고 있다. © 운영자
클로제, 월드컵 16호골
사상 최다골 신기록 안방 우승을 노리던 브라질이 4강전에서 독일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브라질 축구 사상 가장 치욕적인 날이다.
브라질은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벨루 오리존치의 이스타지우 미네이랑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1-7로 맥없이 무너졌다.
월드컵 최다 우승(5회) 기록을 보유한 브라질은 1950년 대회 이후 64년 만에 안방 우승을 노렸지만 이날 최다골차 패배의 멍에를 안았다. 대충격이다.
6골차 패배는 브라질이 국가대항전에 나선 이후 94년 만에 나온 굴욕적인 것이다. 브라질은 1920년 지금의 코파아메리카의 전신인 남미챔피언십에서 우루과이에 0-6으로 대패했다.
그러나 지금의 패배와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당시는 1900년대 초반 축구에 있어 절대 강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한 패배였고, 현대축구에 있어 절대 강자로 분류되는 브라질이 당한 패배의 충격은 이날이 훨씬 크다.
브라질은 비록 패하지는 않았지만 월드컵 역사상 종전까지 가장 많은 골을 내줬던 5골 기록도 새로 썼다.대승에 익숙한 브라질이었지만 자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월드컵 본선은 물론 준결승 최다골차 패배 등 오점이 될만한 각종 기록을 남겼다.
이날 브라질의 패배는 월드컵 무대에서의 16번째 패배다. 브라질은 이전까지 월드컵 102경기에 나서 70승17무15패를 거뒀다.
이날 기록한 1-7의 패배는 브라질이 거둔 월드컵 사상 가장 큰 점수차 패배다. 종전까지 브라질의 가장 큰 점수차 패배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에 0-3으로 진 것이었다. 이날 6골차 패배를 당한 브라질은 4골만 더 실점했다면 월드컵 역사상 가장 큰 점수차 패배의 기록을 새로 쓸 뻔 했다. 최다기록은 9골차 패배다. 브라질이 입은 충격은 1950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에서 우루과이에 1-2로 무릎을 꿇으며 우승 트로피를 넘겨줄 때보다 몇배 이상 크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마라카낭 참사’를 딛고 64년 만에 자국 월드컵에서의 우승 한을 풀고자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결승 문턱에서 제2의 대참사가 벌어졌다. 1950년‘마라카낭 참사’에 이어‘미네이랑 참사’라고 불릴 만하다.
‘수비의 핵’치아구 시우바(30·파리 생제르맹)가 경고 누적으로 이날 4강전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어느 정도 수비 공백이 우려됐다. 그러나 이 정도의 참패를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공격의 중심이었던 네이마르(22·FC바르셀로나)마저 부상으로 낙마하자 의지할 곳이 없었다. 팀내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정신력 자체도 자취를 감췄다. 비교적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준 뒤 만회골을 위해 공격라인을 앞으로 올린 것도 화근이 됐다.
전반 11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에게 첫 골을 내준 것을 시작으로 전반 23분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 전반 24분과 전반 26분 토니 크로스(바이에른 뮌헨), 전반 29분 사미 케디라(레알 마드리드)의 골까지 전반 30분 안에 5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전에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안드레 쉬를레(첼시)에게 24분과 34분 각각 1골씩을 더 내줬다. 경기 종료 직전 오스카(첼시)가 1골을 넣어 영패를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