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파트너 견제… 60% 반제품 슬래브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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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해외 첫 일관제철소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인도네시아의 제철소가 합작파트너 크라카타우스틸의 견제로‘반쪽 제철소’로 전락하게 됐다.
9일 포스코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국의 열연시장 잠식을 우려한 합작 파트너 크라카타우스틸이 열연설비의 단독 투자를 결정하며 견제에 나서 전체 조강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중간재인 슬래브 상태로 판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열연설비 없이 슬래브와 후판만 생산하는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는 중간재인 슬래브를 180만톤, 완제품 후판은 120만톤만 생산하기로 해 완제품 후판 생산량이 40%에 불과해 일관제철소라는 상징성을 잃고 반쪽 제철소로 전락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이하 포스리) 또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크라카타우스틸이 150만t 규모 열연설비의 단독 투자를 결정했고 장기적으로 냉연과 도금까지 연결한 일관공정을 계획하고 있어 크라카타우스틸의 포스코 견제는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리는“크라카타우스틸의 열연라인 단독 투자결정은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열연 신규 설비를 가동하면 자사의 열연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을 우려해 포스코에 열연시장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크라카타우스틸의 견제가 심해지면 향후 크라카타우포스코의 2단계 제철소 역시 열연설비 없는 반쪽짜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서 생산되는 슬래브 180만톤 중 100만톤은 크라카타우스틸에 공급하고 나머지 50만톤은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 30만톤은 동국제강에 공급될 예정이다.
크라카타우스틸의 신규 열연설비가 가동될 경우 크라카타우스틸로 공급되는 슬래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전체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을 크라카타우스틸에 슬래브를 제공하는 데 할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1단계 사업의 열연설비 추가계획이 없는 상태”라며,“2단계는 현재 300만t급 고로를 만든다는 것 외에 열연설비 등에 대한 계획은 없는 상태고, 슬래브, 후판, 열연 비중이 어떤 식으로 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강신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