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앞으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6파전으로 압축됐다. 친문(親文)쪽에서 유일한 후보로 거론됐던 홍영표 의원이 후보 등록 당일 출마를 접으면서 계파색이 적은 후보 간 대결로 압축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직전 원내대표 경선 때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흘렀던 것과는 양상이 크게 다르다.
전날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4선의 이상민·강창일 의원과 3선의 노웅래·민병두·우상호·우원식 의원 등 모두 6명의 후보가 결정됐다. 당초 10여명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규모가 줄었다.
홍 의원은 전날 불출마 배경에 대해 "원내대표에 나서야겠다는 고민도, 원내대표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결심도 같은 이유다. 정권교체 그것 뿐이다"라고 밝혔다. 홍 의원의 원내대표 불출마 선언은 당내 대주주인 친노· 친문계의 전략적 선택에서 기인한 듯 하다. 당 대표와 국회의장직, 대선 후보 선출 등 앞으로 굵직한 요직에 대한 경쟁이 남아있는데 원내대표까지 친노· 친문계가 욕심을 낸다는 지적을 받을까봐 1보 후퇴를 택한 것이란 분석이다.
어쨌든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당내 최대 계파를 꾸리고 있는 친노·친문 표심이 새 원내대표 선출에서는 어디로 향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친노·친문 진영은 20대 국회에서 최대 50여명에 달한다.
이들 6명의 후보 중 친노·친문과 정서적으로 가까운 후보는 86그룹 출신의 우상호 의원과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우원식 의원 정도가 꼽힌다. 당초 두 의원의 후보단일화 의견도 나왔으나 일단 후보 등록까지는 각자 했다. 물론 선거기간 한 후보가 사퇴할 가능성도 있고, 1, 2위 결선 투표가 치러질 경우 공개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은 있다.
이와 관련 범주류인 한 의원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크게 봤을 때 우원식-우상호 의원과 남은 4명과의 대결로 나뉠 것 같다"면서 "1차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한 쪽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부분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주류의 한 의원은 "친노· 친문세력에 적대감을 가진 박지원 원내대표가 국민의당에서 버티고 있는데 이와 결이 유사한 후보가 당선되선 곤란하다"면서 "주류 색채가 적은 수도권 출신의 개혁적 인사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두-노웅래 의원을 염두에 둔 듯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물밑에서의 후보들 간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치열해졌다. 특히 20대 국회 당선인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초선 의원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특정 계파에 따른 선택보다는 후보자 토론회 등을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한 초선 의원은 "초선 입장에서는 원내대표 선출이 생전 처음"이라며 "합동토론회 등 후보들 면면을 살펴보고 그 자리에서 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후보들이 난립했지에 1명의 1차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기는 어렵고 결국 1, 2위 결선투표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비주류 진영에서는 민 의원이, 범주류 측에서는 두 우 의원이 지지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결선에서 주류 대 비주류간 표 대결로 승부가 가려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