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9일 양당 원내대표 취임 이후 첫 회동을 갖는다. 여소야대 정국인 20대 국회의 두 야당 원내 사령탑 간 만남이란 점에서 정가에서는 이들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지, 과연 몇분이나 만날지 등을 놓고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둘의 첫 만남은 적어도 20대 국회 두 야당 관계에 대한 예고편이 되기 때문이다.
더민주 입장에서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원내 1당으로 올라섰지만 새누리당과의 치열한 승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당의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우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박 원내대표를 철저히 모시는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점쳐지고는 있다.
하지만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미 선수를 친 상황이다. 우 원내대표보다 하루 앞선 3일 당선된 정 원내대표는 바로 다음날 보란듯이 녹색 넥타이를 매고 박 원내대표를 찾아갔다. 그것도 단순히 악수를 하는 인사가 아니라 와락 끌어안고 "형님"이란 칭호를 반복했다. 박 원내대표도 정 원내대표에게 "아우님"으로 부르며 화답했다.
우 원내대표 입장에서 기분이 유쾌할 리는 없다. 두 야당이 찰떡 공조 모습을 보이며 여당을 압박해가야 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제2야당과 벌써부터 장밋빛 기류를 연출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또 있다. 우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서로를 향해 불편한 앙금이 남아 있는 상태다. 두 사람은 이미 서로에 대해 친노(親盧) 세력과 안철수 대표의 비호를 주장하며 한차례 날을 세웠던 상황이다.
우 원내대표는 경선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 원내대표에 관해 "안철수 대표의 도움으로 원내대표가 되신 분"이라고 평했으며, 박 원내대표는 지난 4일 더민주 원내대표 경선이 끝난 직후 경선 결과를 예견했다며 우 원내대표 당선 배경에 친노 세력의 지원사격이 있었음을 주장했다.
아울러 두 사람은 이렇다 할 '끈끈한' 인연을 내세울 만한 사이도 아니다. 우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2009~2010년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내던 시절 민주당 대변인을 맡으며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긴 하지만, 이는 박 원내대표보다는 정세균 당시 당대표와의 인연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점에서 설령 우 원내대표가 박 원내대표를 찾아가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친근감을 애써 노출시킨다 해도 이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질까 하는 부분엔 물음표가 찍힌다. 어딘가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