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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샤이니 키·변요한 '뜨거운 진심' 통했다..
사회

샤이니 키·변요한 '뜨거운 진심' 통했다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5/09 14:30 수정 2016.05.09 14:30

 

 



그룹 '샤이니' 멤버 키(25·김기범)와 배우 변요한(30)이 나란히 연극과 뮤지컬 데뷔 무대에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처음인 만큼 발성과 연기 측면에서 다듬을 면이 보인다. 하지만 무대는 관객과 호흡도 중요하다. 팬덤을 기반으로 이들이 공연장을 달구는 이유다.

◇'샤이니' 키, 연극 데뷔 '지구를 지켜라'

키는 이미 2012년 '캐치 미 이프 유캔'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이래 4년 간 '삼총사' '체스' '인더하이츠' 등 벌써 총 6편의 뮤지컬에 출연해왔다. 가창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인더하이츠' 등 힙합이 기반된 뮤지컬에서 기량을 발휘해왔다.

동명영화가 바탕인 '지구를 지켜라'로 연극에 데뷔한 그는 "공부를 위한 계기"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400석이 채 안 되는 소극장 무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미 그가 출연하는 10여 회차의 공연은 단숨에 매진됐다. 키는 "이제는 개런티, 극장의 규모보다는 좋은 작품과 장르, 콘텐츠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3년 개봉한 '지구를 지켜라'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마니아층을 구축한 장준환 감독의 SF 블랙코미디 영화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과대망상증 환자의 페이소스, 현대사회에 만연한 문제의식을 녹여내며 의미를 평가받았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겠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병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평소 강한 개성을 자랑한 키에게 어울린다.

키는 외계인에 대한 각종 지식으로 무장한 병구의 어렵고 수많은 대사를 무리 없이 소화한다. 자신에게 내적, 외적으로 상처를 준 인물들을 외계인으로 치부할 때의 감정 연기도 나쁘지 않다. 다만 자신이 납치한 '강만식'과 대사를 주고 받는 신에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흠이다.

대신 연기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와닿는다. 팬심으로 똘똘 뭉친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관극 분위기는 K팝 공연장 못지 않다. 그 덕분에 지현준, 강필석, 김도빈 등 다른 연극배우들의 진가도 알리는 계기도 되고 있다.

29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1관. 연출 이지나, 극본 조용신. 4만5000~5만5000원. 페이지1·클립서비스·프로스랩. 1577-3363

드라마 '미생'과 '육룡이 나르샤', 영화 '소셜포비아' 등으로 주가를 높인 변요한은 이미 '헤드윅'의 뮤지컬 넘버들을 모두 외우고 다닐 만큼 작품에 애정이 남달랐다.

가창력 역시 앞서 소문이 났다. 실제 '육룡이 나르샤'에서 고려 민중의 삶을 담은 노래 '청산별곡'과 '무이이야'를 애절한 감성으로 불러 시청자들 사이에서 '요한제라블'로 통하기도 한다.

'헤드윅'에서도 안정된 가창력을 자랑했다. 주제곡이나 다름 없는 '디 오리진 오브 러브'에서 감정선의 절절함이 배어 있다. '슈가 대비'의 로큰롤 분위기 역시 잘 살렸다. 마지막곡인 '미드나이트 라디오'의 비장함과 초연함 사이의 균형추도 잘 맞췄다.

다만 아직 아쉬운 건 무대 연기다. 조승우, 조정석, 윤도현, 정문성 등 다른 헤드윅에 비해 무대 경력이 짧은 그는 TV와 영화에서 보여준 세밀한 감정의 결을 무대에서는 아직 드러내지 못했다.

버림 받고 실패한 트랜스젠더 록 가수 헤드윅의 아랑곳하지 않아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감정선을 따라가기에 벅찬 느낌이 든다. 남편 이츠학을 대할 때 세밀함도 부족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설익은 청춘'의 날 것을 풍긴다. 이번 시즌의 가장 젊은 헤드윅인 그는 농익음 대신 에너지틱한 헤드윅의 또 다른 면모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반쪽으로 여긴 토미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다른 헤드윅보다 더 분노가 담겨 있어 그를 사랑한 진심이 더 뜨겁게 다가온다.

특히 관객들의 호응을 이끄는 무대 매너와 애드리브는 뮤지컬 초짜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능숙하다. 그가 출연하는 총 17회차의 표가 다 팔릴 정도로 팬심이 뜨겁고, 열렬한 환호로 공연장은 벌써 한여름이다.

역대 가장 예쁜 헤드윅 중 한명으로 손꼽힐 변요한의 외모도 극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6월5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손지은. 5만5000~9만9000원. 쇼노트·창작컴퍼니다. 02-749-9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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