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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칸 국제영화제 11일 개막..
사회

칸 국제영화제 11일 개막

운영자 기자 입력 2016/05/10 15:32 수정 2016.05.10 15:32
 



 다르덴 형제, 자비에 돌런, 페드로 알모도바르, 켄 로치, 제프 니콜스, 니콜라스 윈딩 레픈, 짐 자머시, 크리스티안 문쥬, 아쉬가르 파라디, 게다가 숀 펜에 박찬욱까지….
 올해도 프랑스 칸 해변에는 세계 영화계를 대표하는 명감독들이 집결한다.
 칸국제영화제는 더이상 3대 국제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 중 하나가 아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영화제다.
 국내에서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아가씨' 박찬욱 감독의 수상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러기엔 판이 크다. '좋은 감독, 좋은 영화'가 많다.
 오는 11일(현지시각) 개막하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은 모두 21편. 그 중에서꼭 눈여겨 뒀다가 국내 개봉이 확정되면 반드시 봐야할 감독의 작품을 꼽아봤다.
진정한 칸의 총아(寵兒)는 누구? 최근 20년간 칸의 사랑을 독차지한 감독을 꼽으라면, 역시 벨기에의 다르덴 형제(장 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칸에서 다르덴 형제의 수상 내역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들은 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받았다. '아들'(2002)은 남우주연상, '로나의 침묵'(2008)은 각본상, '자전거 탄 소년'(2011)은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했다. 만드는 작품 마다 경쟁부문에 진출해 상을 받았다.
 칸 뿐만 아니다. 이들이 영화를 내놓을 때마다 평단과 관객의 극찬이 쏟아진다. 마리옹 코티야르 주연의 '내일을 위한 시간'(2014)이 다양성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국내에서 4만 관객을 불러모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르덴 형제의 최신작 '언노운 걸'은 자신의 치료를 거부하고 죽은 한 환자의 정체를 찾아가는 어느 의사의 이야기다. 이 형제가 이번엔 또 어떤 질문을 던져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지 반드시 지켜봐야 한다.
 데뷔하자마자 칸의 총애를 얻고 있는 젊은 감독도 있다. 바로 캐나다 출신의 감독 겸 배우이자 '젊은 천재'로 불리는 자비에 돌런(27)이다.
 돌런은 그가 스무살 때 내놓은 첫 번째 장편영화 '나는 엄마를 죽였다'로 2009년 칸 감독주간에서 세 개의 상을 거머쥐고, 두 번째 연출작 '하트비트'로 2010년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 초청됐으며, 세 번째 작품 '로렌스 애니웨이'(2012)로 전 세계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또 2014년 칸에서는 '마미'로 경쟁부문에 진출, 장 뤼크 고다르 감독과 함께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이 영화제 최연소 심사위원에 위촉되기도 했다.
 올해 초청된 그의 작품은 '단지 세상의 끝'. 프랑스의 천재 극작가 겸 연출가 장 뤼크 라가리스의 동명 희곡이 원작인 이 영화는 불치병에 걸려 가족을 떠나 전 세계를 떠돌던 작가(가스페르 울리엘)가 12년만에 집으로 돌아와 가족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마리옹 코티야르, 레아 세이두, 뱅상 카셀, 가스페르 울리엘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에서도 돌런 특유의 현란한 촬영과 편집, 미장센을 창조해내는 뛰어난 회화적 능력, 이 능력을 이십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깊은 이야기 속에 담아내는 재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럽 거장들 총출동-스페인과 영국, 루마니아의 거장들도 올해 칸을 찾는다.
 먼저 페드로 알모도바르(67). 그는 스페인 뉴웨이브의 기수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감독이다. 일반 관객에게는 생소할지 모르나 유럽 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연출가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1999년 내놓은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5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72회 아카데미, 5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등을 받으며 영화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이 작품과 함께 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은 '그녀에게', 59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거머쥔 '귀향'(2006)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이번에 내놓은 '줄리에타'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고 딸에게 의지 하며 살아온 '줄리에타'와 그의 딸 '안티아'의 관계를 그린 영화다. 반항과 본능으로 대변되는 그의 영화가 엄마과 딸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켄 로치(78)도 빼놓을 수 없다. 영국 영화를 대표하는 이 거장은 칸에서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2012년에는 '엔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로치 감독은 2014년 내놓은 '지미스 홀'을 자신이 만드는 마지막 극영화로 선언했지만, 창작욕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를 만들었다. 이번 작품은 중년의 목수가 싱글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007년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앙 문쥬(48) 감독도 주목해야 한다.
 이번에 초청받은 작품 '그래듀에이션'은 아들과 딸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 작품이 어떤 영화인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지만, 문쥬 감독이 보여준 그간의 스타일로 볼 때 자식과 부모의 관계가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스타일리스트들(니콜라스 윈딩 레픈, 짐 자머시) 니콜러스 윈딩 레픈(46)이라는 이름은 몰라도 영화 '드라이브'를 떠올릴 관객은 있을 것이다. 혹은 커다란 전갈이 수놓아진 점퍼를 입고 차를 몰아 도심을 달리는 한 남자를 기억할 것이다. 레픈 감독의 작품이 뇌리에 남는 이유는 단 하나. 유일무이한 그의 스타일 때문이다. 레픈 감독은 특유의 스타일을 선보인 '드라이브'로 2011년 칸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신작 '네온 데몬'은 미국에 온 한 모델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물이다. 앞서 공개된 1분30초 짜리 트레일러에도 레픈 특유의 화려한 미장센이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레픈 감독의 영화를 완성도와는 별개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평한다.
 짐 자머시(63) 감독의 '패터슨'도 주목해야 하는 작품이다. 자머시 감독의 이력에도 칸 수상경력이 있다. 신인감독상('천국보다 낯선')을 받았고, 심사위원대상('브로큰 플라워')도 받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그가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형화된 영화 문법에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는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가 이번에는 어떤 작품을 만들어냈을지 관객은 여전히 궁금해 한다. 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칸이 자머시를 사랑한다.
 '패터슨'은 버스 운전기사이자 시인인 남자 패터슨에 대한 이야기를 자머시 감독이 어떻게 풀어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밖에도 이란의 거장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세일즈맨', '테이크 쉘터'(2011) '머드'(2012)로 주목받은 제프 니콜스 감독의 '러빙' 등도 지켜봐야 하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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