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본머스 경기가 시작 전 축구장에서 폭탄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되면서 취소되고 수 만명의 관람객들이 급히 대피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빚어졌지만,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물체는 나흘 전 폭발물 탐지견 훈련을 진행했던 사설 보안업체가 깜박 잊고 남겨놓고 간 가짜 폭발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태가 비록 소동에 그치게 됐지만, 관람객들과 보안 관계자, 시 당국 및 영국 정부는 가슴을 쓸어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파리 테러 이후 많은 인파가 몰리는 대형 경기와 이벤트를 겨냥한 테러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번 소동은 테러에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유럽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BBC에 따르면, 맨체스터 경찰청의 존 오헤어 부서장은 15일(현지시간) "오늘 벌어진 사태에 있어 맨유 와 본머스 서포터들의 협조에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연 뒤 "폭발팀이 해당 물체를 폭발시킨 뒤 조사해 보니 사설 (보안)업체가 폭발물 탐지견 훈련을 진행한 뒤 남겨 놓고 간 훈련 도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해당 물체가 실제 폭발물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기는 했지만, 겉모습은 실제 폭발물과 같아 보였다"면서 "관람객들에게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할 수있을 때까지 경기장을 비운 결정은 옳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EPL측도 맨유 구단과 경찰의 신속한 대응에 찬사를 보냈다.
맨유의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은 "클럽은 안전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직원들은 사고에 대비해 경찰 및 긴급서비스(업체)와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이번 소동이 어떻게 해서 빚어지게 됐는지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15일 취소됐던 맨유와 본머스 경기는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양 쪽 구단은 이날 경기를 관람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입장료를 환불해줄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15일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 축구경기장에서 2015~2016 EPL 맨유와 본머스 경기 시작을 앞두고 화장실에서 수상한 물체가 발견되면서 빚어졌다. 이로 인해 경기장 안에 들어와있던 관람객 전원이 대피해야 했으며, 영국 경찰과 군 폭발물 처리 전문가들이 투입돼 이 물체를 통제한 상태로 폭발시켰다. 이후 당국은 경기장 전체의 안전 점검을 위해 경기 자체를 취소시켰다.
EPL 경기가 폭탄테러 위협을 이유로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작년 11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독일과 네덜란드 간 축구 친선경기가 테러 위협을 이유로 취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