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2년 만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맨유는 22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15~2016시즌 FA컵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제시 린가드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2003~2004시즌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맨유는 1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FA컵 12번째 우승으로 아스날과 최다 횟수다.
또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떠난 이후 처음으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2012~2013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이후 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2014년 7월에 부임한 루이스 반 할 맨유 감독은 1년10개월 만에 우승을 맛보며 마음고생을 덜었다.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 크리스탈 팰리스는 1989~1990시즌 이후 26년 만에 결승에 올랐지만 이번에도 우승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했다. 2번째 결승이었다.
맨유는 초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이며 흐름을 잡았다.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좌우 측면과 가운데를 가리지 않았다. 특히 장신 펠라이니를 활용해 높이의 장점을 살렸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수비 지향적인 전술을 펼쳤지만 풍부한 활동력과 역습으로 응수했다. 전반 중반 이후에는 압박과 코너 위컴을 중심으로 한 공격에도 힘을 쏟았다.
팽팽한 흐름에서 맨유의 공격이 좀 더 매서웠다.
전반 33분 마커스 래쉬포드가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은 땅볼 패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앤서니 마샬이 회심의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 몸에 맞고 골문을 외면했다.
래쉬포드는 36분에도 오른쪽을 뚫어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후안 마타의 슛이 역시 수비에 막혔지만 과정이 돋보였다.
그러나 맨유는 볼 점유율 68%-32%, 슈팅개수 10개(유효슈팅 1개)-3개(2개)의 압도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전반에 골을 넣지 못했다.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맨유의 골운은 후반에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8분 펠라이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한 오른발 강슛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렸고, 16분에는 마샬의 헤딩슛이 왼쪽 골포스트에 맞고 나왔다.
위기를 잘 넘기자 크리스탈 팰리스에 기회가 왔다.
후반 27분 교체로 들어온 제이슨 펀천이 투입 6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조엘 워드의 로빙 패스를 침착하게 왼발로 때려 맨유의 골네트를 갈랐다.
맨유가 3분 만에 응수했다. 후반 36분 웨인 루니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펠라이니가 가슴으로 흘렸고, 마타가 논스톱 왼발 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1-1에서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막판에 맨유의 수비수 스몰링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맨유는 연장 후반 5분 린가드가 역전골을 터뜨려 승기를 잡았다. 린가드는 수비수가 걷어낸 것을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결승골을 만들었다.
경기장을 찾은 퍼거슨 전 감독은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다가 우승을 확정하자 환하게 웃으며 후배들에게 축하를 보냈다.
한편, 크리스탈 팰리스의 이청용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앨런 파듀 감독을 비판했다가 벌금 징계를 받았고, 이날도 명단에서 빠졌다. 이적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