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형/한의학박사
우리 몸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물이지만 현대인의 80~90% 정도는 물 부족 상태에 있다.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은 1%만 부족해도 갈증을 유발하며 3%가 부족하면 혈류량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8%가 부족하면 호흡 곤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15% 정도가 부족해지면 신부전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처럼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물이지만 현대인들의 경우 순수한 물의 섭취량이 부족한 상태다. 물 자체를 섭취하는 것보다 커피나 차 등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물을 부족하지 않게 섭취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뇨작용을 하는 차나 커피 등은 몸 속 수분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탈수 증상을 유발하기 쉽다.
또한 아기일 때는 체내 수분량이 90%에 달했다가 노인이 되면 50%에 이르는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수분량이 감소하게 된다.
즉, 체내에 물이 부족하다는 것은 노화를 촉진하며 모든 질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젊을 때보다는 나이가 들수록 물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족해지지 않도록 충분히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물이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면 만성탈수증에 이를 수 있다. 만수탈수증은 하나의 증상이며 질환으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만수탈수증인 상태로 이를 방치할 경우 다양한 질환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목마르다는 신호를 뇌에서 배고픔으로 착각해서 물이 부족할 때마다 음식을 찾게 되고 이것이 지속되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물이 부족할 경우 에너지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무기력함이나 만성 피로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또한 면역력이 감소하면서 방광염, 요로 결석, 심혈관 질환, 대장암 등의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체내에 물이 부족하지 않은지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식욕이 과도해진다거나 피로가 가시지 않고 지속되고, 두통에 자주 시달린다면 만성탈수증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 만성탈수는 목마름 신호를 4회 이상 무시하거나 이뇨제나 변비약을 오래 복용한 사람들, 물보다는 녹차나 커피 등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게 된다.
만성탈수증을 겪지 않으려면 하루에 열 잔 정도의 물을 충분히 마셔주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물의 성분을 따져가면서 먹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실 알칼리수, 미네랄 워터, 탄산수 등 건강에 좋다는 다양한 성분의 물들이 생각처럼 우리 몸에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과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한의학적으로 물은 기를 전달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한 물은 기를 전달하는 능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미네랄이 많은 물 중에서도 마그네슘 성분이 높은 물은 쓴 맛이 강하며, 칼슘 성분이 지나칠 때는 요로 결석의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피부 미용에 도움을 준다는 알칼리 수의 경우 함량이 너무 높을 경우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화 효소 활성을 돕는 탄산수도 탄산이 위나 식도의 점막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평소에 위장 장애를 갖고 있거나 위염이 있는 사람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한 물이라고 하면 본초수를 꼽을 수 있다.
본초수는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게 약재를 넣고 연하게 끓여낸 물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