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계속 입을 닫고 있다. 23일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수수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지만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에 참석했지만 회의 내내 한마디도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정동영 의원은 이날 연사인 김희삼 광주 과학기술원 교수에게 질문을 던졌고 다른 의원들도 관련 질의와 응답을 이어갔지만 안 대표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워크숍을 마치고 회의장을 나온 안 대표에게 기자들이 몰려갔지만 역시 그는 의례적인 인사말조차 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안 대표에게 '오늘 김수민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관련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는 애써 외면하며 자리를 황급히 떴다.
"검찰 조사를 주시하겠다"던가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식의 원론적 답변도 하지 않고 "요즘 제가 계단으로 왔다갔다 한다"는 동문서답만 남긴 채 계단을 통해 자리를 피했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최고위 회의에서 "수사 결과에 만에 하나 문제가 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이후 사흘째 긴 침묵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지난 22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도 '김수민 의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이 김 의원의 검찰 출석에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여기에서도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원내대표는 "공정한 수사로 결과가 나오면 단호히 처리하겠다(라는 게 안 대표의 입장이다), 이게 새정치"라고 강조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의 침묵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그간 안 대표가 강조했던 새정치가 이같은 '침묵 정치'에 불과한 것이냐는 지적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