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배구가 극적으로 2그룹 잔류에 성공했다.
김남성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2그룹 9차전에서 네덜란드에 3-2(25-16 22-25 21-25 25-21 18-16)로 이겼다.
체코와 이집트에 이어 네덜란드마저 넘은 한국은 3승6패(승점 9)로 대회를 마쳤다. 네덜란드와의 역대 전적은 8승35패가 됐다.
월드리그에서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서재덕(한국전력)이 28점으로 공격을 책임졌다. 김학민(대한항공)은 4,5세트만 뛰고도 12점을 올렸다.
서울 시리즈 3연전을 모두 챙겼지만 맘 놓고 웃을 수는 없었다. 2그룹에 남는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배구연맹(FIVB)은 각 그룹의 최하위팀을 하위 그룹으로 강등시킨다.
월드리그 순위는 다승, 승점, 세트득실, 점수득실순으로 결정된다.
네덜란드전 승리로 한국은 12개팀 중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경쟁팀들이 맞물리면서 2그룹 잔류 실패 가능성도 존재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중국의 선전 덕분이다.
중국은 자신들의 안방에서 일본을 3-0(25-11 25-22 25-20)으로 완파했다. 1세트에서 일본의 득점을 11점으로 묶는 등 일방적인 우세 끝에 낙승을 챙겼다.
중국의 승리로 한국은 일본을 넘어서게 됐다.
일본의 최종성적은 2승7패(승점 9).
한국은 일본과 승점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다승에서 앞서 2그룹 잔류를 확정했다. 2주차까지 6전 전패를 당하며 잔류 가능성이 희박했지만 안방에서의 선전을 발판 삼아 반전 드라마를 쓰는데 성공했다.
2그룹은 3그룹보다 전력이 좋은 팀들이 모여있다. 한국은 2그룹에 남으면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자존심을 세운 것은 물론이다.
김남성 감독은 네덜란드전 직후 "2그룹의 12개팀 중에는 아시아권의 일본과 중국이 건재하다. 그 외에는 좋은 팀들이 많다. 반면 3그룹에는 카자흐스탄 등 배구 수준이 한 단계 밑에 있는 팀들로 구성됐다"면서 "(2그룹 잔류는) 한국 배구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지막 3연전에서 예상 밖 결과가 속출하면서 강등팀은 일본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쿠바와 포르투갈의 최종전에서 쿠바가 이길 경우 일본은 내년 시즌을 3그룹에서 뛰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