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에 관해 여야 양당은 싸잡아 비난해놓고 정작 자당 소속 국회의원의 가족 채용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 일관해 눈총을 사고 있다.
당초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소속 의원 전원이 친인척 보좌진을 임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을 향해서는 "더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불과 수일 후 국민의당에도 보좌진 채용 문제가 불거졌다. 정동영 의원은 부인 7촌 조카를, 송기석 의원은 형수의 동생을 채용한 것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당은 "민법상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친인척 채용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낯뜨거운 주장이다.
또 조배숙 의원이 5촌 조카를 채용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내에서의 친인척 채용은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변인은 "국민의당은 지역구 사무실에 대해선 친인척 채용이 파악되지 않았었고 만약 있다면 자체 처리를 하겠다고 밝혔었다"며 "조 의원은 그런 경우(지역구 사무실 채용)에 해당한다"고 항변했다. 여의도가 아닌 지역 사무실이니까 큰 문제가 아니란 논리다.
그러나 이날 오후 정동영 의원은 처 7촌 조카에 이어 자신의 7촌 조카도 운전을 겸임하는 비서관으로 채용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자당 의원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않고 서둘러 해명하려다보니 이같이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계속 벌어지는 것이다.
여야 양당에서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가 불거져 나오자 성마르게 "우리 당은 소속 의원 전원이 친인척 보좌진을 임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도덕적 우월성을 주장하다가, 뒤늦게 자당 소속 의원들의 문제가 불거지자 이런 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말로 빠져나가려고만 하고 있다.
김수민 의원 사건으로 인해 가뜩이나 국민적 비판에 놓인 상태에서 또다시 자기 당의 문제에 대해서는 '별것 아니다'란 식으로 치부하는 것을 두고 "이게 새정치냐"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아울러 5촌 조카 채용 사실이 확인된 조 의원에 대해서는 자체 면직처리 외엔 따로 조치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사과도 없고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 데 이어 징계 등의 조치도 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