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계 중진 홍문종 의원이 27일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친박계가 8·9전대에서 어느 후보를 대표주자로 내세울 지 관심이다.
현재 당권 주자 중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이주영 한선교 이정현 의원 등 3인이다. 이주영 의원은 범친박으로 분류 돼 왔지만, 이번 전대 출마 과정에서 탈박 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친박계와는 떨떠름한 관계로 변하고 있다.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이 출마 문제로 장고에 빠졌을 때, 이 의원이 전대 출마를 전격 선언하며 선수를 치는 바람에 친박계 내부의 단일대오를 깨뜨렸다는 불만을 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계파 청산을 일성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한선교 의원의 경우 '원조 친박' 인사이기는 하나 최경환 서청원 등 친박계 수뇌부에 대한 거침없는 공격으로 친박 주류 정서와는 결이 다른 인사로 분류된다.
이정현 의원도 이주영 의원처럼 일찌감치 독자노선을 선언하면서 친박계 다수 의원들로부터 눈총을 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홍문종 의원 마저 빠진 현 상황에서 친박계가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최적 후보는 이 의원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여권 핵심 인사는 최근 뉴시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 의원이 너무 자기 살길만 찾는 얌체 행보를 해서 친박계 내부에서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를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측면에서 결국 친박계 인사들도 이심전심으로 이 의원을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선 가능성 면에서도 친박계가 이 의원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매일경제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전국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한 결과(신뢰도 95%에 오차범위 ±3.1%p), 이정현 의원은 12.5%로 유일하게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7.1%를 얻은 이주영 의원이 2위를 차지했고, 한선교 의원이 6.7%로 뒤를 이었다.
반면 비박계 정병국(4.2%), 주호영(4.1%), 김용태(3.6%) 의원은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홍문종 의원이 장고 끝에 불출마를 결정한 배경도 이 의원으로 쏠리고 있는 친박계 내부의 무언의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친박계에서는 홍 의원까지 전대 출마를 선언할 경우 친박계 표가 흩어지며 비박계에서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컸었다.
하지만 친박계가 이정현 의원을 대표 주자로 낙점했다고 하더라도 전대 승리를 낙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친박계는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당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무모하게 전면에 나섰다가 '전국위 사태' 등 여권 난맥상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사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