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택길/시인
긴 밤새워
흘린 눈물
젖은 산 길섶
실바람결
먼동 햇살이
닦아 주겠지
떠난 사람
그리움에
더해진 아쉬움
흙내음
들이키며
하늘 향해 보내리.
모든 생명체에겐 기억이라는 감정이 있다.
우리는 기쁨도 슬픔도 그때 그 감정 그대로 오래 간직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즐거웠던 지난 일도, 한 맺히도록 애달팠던 슬픔도
흘러가는 세월이 있기에 잊을 수 있다지만
가끔 오던 길 돌아보면 남는 것은 아쉬움과 후회로 변한 기억의 덩쿨.
빨리 잊어버리자. 잊어야 한다.
미련은 버리면 버릴수록 마음이 맑아지고 넓어질 것이다.
기억은 잊기 위해 있는 것이라던가? (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