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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미인계에 군사기밀까지 팔아먹다니..
사회

미인계에 군사기밀까지 팔아먹다니

운영자 기자 입력 2014/07/20 21:02 수정 2014.07.20 21:02
사설

군사기밀을 통째 유출한 혐의로 영관급 장교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군사기밀 거래 브로커와 밀착해 술집 접대는 물론 현금과 선물 등을 받으며 기밀을 무더기로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현직 장교들까지 낀 커넥션이 적발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군사기밀을 수집해 누설한 혐의로 방위산업체 K사의 김모 이사와 해군 대위 출신인 부장을 구속 기소하고 공군 중령 출신 컨설턴트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번 군사기밀 유출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사람은 모두 7명이며 5명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중이다.

국방의 최전선에 있는 장교들이 사수(死守)해야 할 군사기밀을 업체의 젊은 여직원이 동석한 향응을 제공받으며 팔아넘겼다는 것은 기가 막힌 일이다.
 
정부와 업계의 비리 고리인 ‘관피아’의 군대판(版)인‘군피아’의 민낯이다.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현역 장교와 무기중개인의 도덕적 해이는 도를 넘어섰다.
 
수년간 김 이사로부터 뇌물과 향응을 제공받은 군 장교들은 방위력 개선사업 비밀문서를 통째로 넘겨주는가 하면 휴대폰으로 이를 촬영해 카카오톡과 e메일 등으로 제공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이들은 김 이사가 고용한 젊은 여직원들과 저녁식사 자리를 갖고 등산, 스키모임에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무기중개상인 김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쌍둥이 형의 신분증을 이용해 해외를 드나들고 군 관련 시설에까지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사기밀 유출은 국가 안보를 해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다른 범죄와는 차원이 다른 만큼 발본색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욱이 고급 장교들의 보안 의식이 이 정도라면 국민이 어떻게 군을 믿고 안심할 수 있겠는가.

군사기밀 유출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것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군사기밀을 유출하면 반드시 패가망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처벌을 크게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군의 정신자세도 가다듬어야 한다.
 
내부의 적은 어떤 시스템으로도 물리치기 어려운 법이다.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군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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