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농단' 논란의 중심 최순실이 3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고 있다.
'국정농단'의 주역 '비선 최순실'이 청와대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간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최순실이 청와대를 단 한번도 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관련 증언이 사실일 경우, 연설문 개입 파문에 이어 청와대가 또다시 국민을 속인 사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어서 '최순실 국정농단'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이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일반 방문객이 드나드는 청와대 동쪽의 연풍문이나 서쪽의 시화문이 아닌 정문을 통해 청와대를 출입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은 특히 청와대 제2부속실 소속 이영선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량의 뒷좌석에 앉아 검문·검색을 받지 않은 채 청와대 정문을 통과했다고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 최순실의 강남 '샘플실'에서 최순실을 시중들던 문제의 행정관이다.
청와대 정문을 통한 출입은 국무회의 때 장관급 이상이 출입하는 통로로, 장관도 출입증을 보이고 얼굴 대조를 거쳐야만 통과가 되지만 최순실은 출입증 제시도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현행 청와대 경호 규칙상 일반인이 출입증 없이 통과하고자 할 경우는 청와대 부속실에서 먼저 경호실로 연락을 하고, 경호실이 청와대 외곽경비를 서는 101경비단에 알려 들어오도록 돼 있는데 최순실의 경우 이런 절차가 모두 생략됐다는 것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정부 출범 초기 청와대 정문을 지키는 101경비단 소속 경찰이 최순실의 신분을 알아보려고 하다가 몇차례 마찰이 일어난 사실도 밝혀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씨의 신분을 알아보려고 하다가 몇차례 마찰이 일어났다. 이렇게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이 노발대발했고, 그 결과 2014년 초 갑작스레 경호 책임자들이 좌천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당시 청와대 경호 책임자였던 원경환 경호실 경찰관리관(경무관)과 김석열 서울지방경찰청 101경비단장(총경)이 2014년 초 갑작스레 교체됐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앞서 청와대는 최순실의 출입 의혹에 대해 강력 부인해왔다.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달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제가 알기로는 최순실 씨가 청와대에 온 적이 없다"며 "(최 씨의 출입에 대해) 제가 본 일도 없고 들은 일도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