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는 9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라 야권 일각에서 하야를 주장하는 데 대해 "박 대통령이 지금 당장 하야하면 새누리당이 집권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천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을 탄핵해 정치적·법적으로 정당한 심판을 해야한다"면서도 "당장 대통령이 하야하면 야권이 불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에 대해 그는 "박 대통령과 친박 지도부가 버티면 민심은 악화될 것"이라면서도 "대신 박 대통령이 당장 하야하고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 등 합리적인 보수 주자들이 주축이 돼 사태를 수습하고 재창당하는 모습을 보이면 보수세력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뭉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 전 대표 전망대로 박 대통령이 당장 하야하면 60일 이내 대선이 치러져야 한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야당은 주자가 많아 단일 후보를 내기 어렵지만, 반기문 총장이 귀국하지 않은 상태이기에 여당은 오히려 단일 후보를 낼 수 있다"며 "1노3김 선거가 치러진 노태우 대통령 당선 때처럼 야권의 표가 갈려 여당이 어부지리로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천 전 대표는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탄핵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 전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일본에 강조하고 억울한 일이 있으면 대법원 재심청구를 하듯 박 대통령의 죄는 법적으로 단죄해야한다"며 "만약 야당이 탄핵을 단일대오로 추진하는데 여권이 이를 안 받는다면 정말 역사에서 버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탄핵이 헌정중단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탄핵이야말로 헌법적 절차"라며 "탄핵 이후 대통령이 궐위하면 헌법 절차에 따르면 된다"고 지적했다.
천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대책위원회에서도 "국회와 여야는 제할일을 해야 한다. 탄핵으로 박 대통령을 파면하는 헌법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며 "아울러 지금 보듯이 그 한계를 결정적으로 드러낸 국정시스템을 근본에서부터 새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국회에 총리 추천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국민들 목소리를 받아들여 국정에서 손을 떼겠다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계속 자신이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라며 "여야가 총리인선을 해오면 받아주겠다는 정도로 위기에서 벗어나 보려는 얕은 꾀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