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까지 추락한 데 대해 "앞으로 대통령 노력에 따라 회복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경필, 오세훈, 김문수, 원희룡 등 시장·시도지사 출신 대선주자들이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과 박 대통령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 4명은 꾸준히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고, 박 대통령은 사안이 터져서 이런 식으로 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남경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4명의 대권주자가 연일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는 데 대해 "네 사람의 지지율을 합쳐보니, 사람 숫자는 많은데 10%도 안 된다"며 "저쪽 당은 세번째, 네번째가 10%가 넘는데, 그러면서 어떻게 새누리당 대권주자라는 타이틀을 앞세우냐"라고 원색 비난했다.
그는 "여론조사 지지율 10%가 넘기 전에는 대권주자 말도 꺼내지 말라. 대권주자라는 타이틀을 팔지 말고 사퇴하라"며 "새누리당 얼굴에 먹칠하지 말라,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서울시장도 하루아침에 쉽게 내던지고, 그래서 박원순 시장에게 넘어가고 새누리당이 어떤 처지가 됐느냐. 무책임하다"라며 "그렇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오 전 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단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대권주자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무성은 다르다. 그동안 어쨌든 이 당을 이끌었고, 사무처에서 시작해서 당대표도 하고 2년 동안 힘들게 이끌었다"며 "지금 여러 사정으로 지지율이 낮지만, 충분히 당 대권주자군에서 경쟁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 대표는 "유 전 원내대표의 경우 굉장히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다. 일부러 방에 가본 적이 있는데 책이 발 디딜 틈 없이 쌓여있더라"며 "새누리당이 가진 기득권, 오랫동안 깨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발상의 전환, 역발상에 대해 매우 존중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두고 조기 전당대회 시기를 내년 1월21일로 못박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얘기한 사람은 참 산수도 못하고, 정치적 감각도 제로인 사람"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대표는 "반 총장이 12월 말 임기를 마치고 정리하고 들어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인데 당대표 하려고 21일 안에 들어오겠나, 시간이 가능하냐"며 "그런 문제를 제기하려면 초등학생 이상의 생각을 갖고 질문하라"고 쏘아붙였다.
당내 일각과 야권에서 대두되는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의혹으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느냐"며 "법치국가에서 헌법과 법치에 준해 처리해야지 그걸 무시하면 오히려 국회가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대표자 명단을 확정한 비상시국위원회에 대해서는 "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단체 말고도 많다"며 "어떤 공인 단체라기보다는 초선이나 재선, 중진, 당원 모임 등 여러 모임 중 하나다. 의견은 받을 수 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며 최고위에 계속 불참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를 향해 "내가 로드맵을 발표하면 최고위에 들어오겠다고 했다"며 "국민 앞에서 그 말을 했으니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때 열린우리당은 2년 3개월 간 9명의 당대표를 갈아치웠고,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준비 없이, 누군가의 책임 없이 당대표가 사퇴하면 안 된다"고 '즉각 사퇴'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