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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비박계, 적은동참·텃밭 탓에 탈당 주저..
정치

비박계, 적은동참·텃밭 탓에 탈당 주저

운영자 기자 입력 2016/11/22 14:01 수정 2016.11.22 14:01
▲     © 운영자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22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비박계의 '연쇄 탈당'이 가시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상당수 비박계 의원들은 탈당에 유보적이거나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줄탈당'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그간 우리 정치사에서 야권은 분당과 합당을 반복해왔다. 올해 초에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20여명의 의원이 이탈해 국민의당을 만들었고 나머지 의원들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을 재창당한 바 있다.
 하지만 여당의 분열사는 거의 없다. 1997년 이인제 의원이 이회창 후보에게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국민신당을 만들어 나갈 때 8명이 집단 탈당한 게 그나마 한번에 많이 빠져나간 경우다. 여당에게 분당이나 탈당 DNA가 없다고 지적되는 이유다.
 그만큼 여당 의원들에게 분당이나 탈당은 쉽지 않다. 지금의 새누리당 비박계가 친박 이정현 대표에게 반기를 들면서도 결단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적지 않다.
 먼저 비박계가 탈당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으로 탈당에 동참하는 의원이 적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명확하게 탈당 의사를 밝힌 의원은 단 2명, 여지를 남긴 의원들을 다 합쳐도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원내 교섭단체 최소 인원수가 20명인 점을 감안하면 소수의 비박계가 탈당하면 국회 내 활동 폭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 2007년 2월 김한길 전 의원은 22명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하고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했다. 김 전 의원의 신당은 원내교섭단체로서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며 보폭을 넓힐 수 있었다. 지금의 새누리당과는 상황이 분명 다르다.
 문제는 또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분화해 제3당으로 자리 잡은 국민의당은 호남이란 분명한 텃밭이 있었다. 실제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호남 지역을 거의 싹쓸이하며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텃밭이 친박이 강세인 영남 지역이다. 비박계가 이 지역을 등질 경우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밖으로 나서기 주저하는 이유다.
 또 국민의당의 경우 '안철수'라는 유력 대선주자가 있었지만 새누리당 비박계에는 그런 주자가 마땅치 않다. 정당이란 집권을 위해 존재하는 결사체인데 새누리당 비박계가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 등을 앞세워 과연 집권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따라 비박계가 주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만약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같은 파괴력 있는 대선주자가 합류한다면 비박계 위주 분당에 힘이 실릴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반 총장의 합류 가능성은 낮다.
 한 여권 관계자는 "분당을 하고 또 다른 당으로서 성공하려면 이념적 결속이 되거나, 아니면 유력 대선주자라도 있어야 하는데 비박계는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며 "게다가 텃밭도 애매한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집단 탈당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탈당을 선언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야기가 다르다. 한 관계자는 "남 지사는 내년 대선이나 내후년 지방선거 재선을 생각할 경우 탈당이 개인 브랜드를 높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며 "국민들에게 전국적인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에 탈당을 적극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의 경우 탈당하면 공천 문제 등으로 복당이 어려울 수 있지만 지자체장은 얘기가 다르다"며 "남 지사의 탈당과, 다른 비박계 현역 의원들의 탈당은 또 다른 문제다. 의원들에겐 탈당이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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