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름휴가를 하루라도 더 가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여름휴가를 권장하고 나섰다. 여름휴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드는데 우리가 다시 한 번 힘차게 뛰기 위해 휴가를 통해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국민이 하루 휴가를 더 가게 되면 지출액이 1조4천억원 는다고 한다”며“정부 부처부터 직원 하계휴가를 적극 권장해 주시고, 각 부처 장관들도 솔선수범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깊어진 소비침체의 골을 벗어나고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주요 방안으로서 휴가사용이 동시다발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은 7월 말과 8월 초로 이어지는 일주일의 휴가를 사용한다고 청와대가 최근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취임 후 첫 간부회의에서“어려울 때일수록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휴가사용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변한 게 없다. 박 대통령은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청와대에 머무는‘조용한 휴가’를, 최 경제부총리와 이 총재는 별도계획을 잡지 않거나 2~3일 정도만 가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해당 기관의 조직 생리로 볼 때 이래서야 아랫사람들이 맘 편히 휴가를 가기 쉽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이“가란다고 휴가 다 가면(회사에서) 찍힌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휴가는 재충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며 또 다른 의미의 창조행위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일상으로의 복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진정한 의미의 일상 복귀를 원한다면 지도층 인사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올해만큼은 해외여행보다 국내에서 휴가를 즐기고 경기회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보람있는 휴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