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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대선 시선집..
사회

대선 시선집

운영자 기자 입력 2017/03/12 16:40 수정 2017.03.12 16:40
시간

 1
시간은 직진한다
화살처럼 날카로운 세월은
나의 심잠을 난도질하기에 충분하고
썩어빠진 익식의 공간에
태양은 정말 활활 타오를 수 없는 것일까
바람은 일력을 찢으며
망각의 강으로 나를 한 발짝 한 발짝
인도하고
마른 기침같이 쉬이 사라지는 시간
신(神)의 그물로 된 투망으로
시간의 법을 찾았던 나는
세월의 힘에 고개 숙이는 나약한 인간임을
문득 깨닫는 나이, 햇살이 이마에 따가운 나이

2
타들어가는 시간을 고이 지켜본다
시간은 손님으로 와서 내 방을 차지하곤
어느새 주인이 되어
유년의 꿈을 흔들어 깨우고도 모자라
청년의 패기마저 앗아간다
죽지 않으면 부활하지 못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평상시에 입는 옷처럼 내 몸에 착 달라붙어
분신처럼 끈적끈적한 업(業)을 쌓는다
환각처럼 두려운 공간, 목이 마른 현실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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