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거부할 수 없는 것
쿵쿵, 아버지의 고향 들녘을 두드린다.
땅의 근육 안에는 넓고 빛나는 봄의 씨앗들
우리들의 양식이 파릇해진 날개로 열매를 꿈꾸고 있네.
땀 흘리는 삶을 일굴 줄 아셨던 아버지.
오래된 기억만큼
농부는 수확을 겨냥한다.
농부의 위대한 고집 앞에
땅은 언제나 혼신의 힘으로 씨앗을 들어 올려
오랫동안 되풀이된 농사의 습관은 신비로워
들녘에는 수많은 생명들 숨을 쉬고
머리 위에서 노동의 시간들 빛이 나네.
벼들이 익어가고
온갖 채소와 나무의 과실들이
제 몸 안으로 점점 수확을 꿈꾸는 시간
기쁨을 숨기는 척, 아버지는 미소만 지으신다.
조심조심 하늘 보며 기도하신다.
얼마나 오래 사랑했기에
농사가 성스런 신앙이 되었을까
내 삶, 어린 새끼들 위해
툭툭 떨어뜨려야 한다는 법
늦은 봄비처럼 깨닫고는
정직한 아버지의 그림자를 향해 달려간다.
고향 들녘의 뜨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