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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대선 시선집-江의 辯..
사회

대선 시선집-江의 辯

운영자 기자 입력 2017/05/24 16:16 수정 2017.05.24 16:16

 나는 보고야 말았다.
자꾸만 헉헉거리는 신음소리를 꽃다운
나이의 누이 어둠으로 엉킨 거미줄에
촉수 낮은 백열등
흔들거리고,
내려간다 칙칙한 습기 가득한 지하실,
소년은 누이를 위하여 모닥불 붙인다.

고단한 억새풀 질긴 생명의 끈,
때로 산다는 건 고독한
화석처럼 시대를 역행하고 싶다.
어둠을 짊어진 청소부
새벽길을 쓸며 지나가고
한 무리 날아오르는 한기는
골수로 파고들어 고기잡는 어부,
바다의 젖줄기이다.

깜깜한 강의 상반신이 일어난다
웅크리고 숨어있던 어족
들이 고개를 든다. 빈혈, 어지러워 말라
비틀어진 잡초의 정수리
누군가 모질게 밟고 뽑아서 강바닥에 처 넣는다.
그 곳에서 새순이 돋을까.

언제쯤일까 해빙의 아침
배고픈 나무 새살이 돋고 벌목
당한 훈장 달고서 푸른 하늘 걸어가는 시간
곪아 터진
이 땅의 새벽 고운 수채화 한 폭처럼 멋들어지게 그릴 수 있는 화가의 손놀림을 보는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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