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이제 통합 4연패' 눈독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이제 '통합 4연패'라는 세 번째 토끼 사냥에 눈독을 들인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51) 감독의 이야기다.
류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0'으로 줄여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삼성은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4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달성한 정규시즌 3연패도 역대 최초였다.
류 감독은 사상 최초 3년 연속 통합우승 뿐 아니라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감독으로 프로야구 역사에 족적을 남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류 감독이 내건 목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끄는 것이었다.
대표팀 코치로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화려한 성적을 올렸던 류 감독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남긴 부진한 성적이 마음에 응어리처럼 남아있었다.
류 감독은 코치로 참가한 2006년 WBC에서 4강이라는 성적을 올렸고, 2009년 WBC에서도 코치로 나서 한국의 준우승을 견인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코치로 참가해 금메달을 따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대표팀 지휘봉을 처음 잡은 지난해 제3회 WBC에서 예선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은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의지를 불살랐다.
자신의 소속팀 삼성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뒤로 미뤄놓은 채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매진했다.
류 감독은 한국 야구대표팀을 2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이끌면서 국제대회에 대한 한을 풀었다.
그리고 돌아온 소속팀에서 정규시즌 4연패를 달성, 두 번째 토끼를 잡았다.
사실 류 감독이 올 시즌 삼성을 정규리그 정상으로 이끌기까지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다. 정규시즌 정상에 서기까지 과정이 가장 험난했던 해라고 봐도 무방했다.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됐지만 삼성은 4월 한 달 간 하위권을 맴돌았다. 삼성이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간 것은 5월 중순이 되어서였다.
순항하는 듯 보였던 삼성은 올해 8월27일부터 8월31일까지는 5연패에 빠지며 다시 한 번 위기를 만났다. 2010년 6월2일 대구 KIA전부터 6월8일 문학 SK전까지 6연패를 당한 이후 4년만에 5연패를 당한 삼성은 당시 상승세를 자랑하던 넥센 히어로즈에 2.5경기차로 추격당하며 선두 자리를 위협당했다.
여기에 류 감독은 팀이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아시안게임 휴식기 기간 동안 소속팀에 신경도 쓰지 못했다.
삼성은 우승을 목전에 두고도 5연패에 빠지며 불안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결국 적잖은 굴곡을 넘고 류 감독은 삼성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끄는데 성공했다.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한 류 감독의 눈은 한국시리즈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시즌 전 류 감독의 목표는 정규리그 4연패가 아니라, 4년 연속 통합우승이었다.
삼성이 이번에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다면 류 감독은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긴다.
현재까지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를 달성한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10번이나 차지한 김응용 현 한화 이글스 감독이 유일하다. 김 감독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해태 타이거즈를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류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을 정상에 올려놓으면 김 감독의 기록에 타이를 이루게 된다.
아직 류 감독에게는 사냥할 토끼가 한 마리 더 남아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