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환자 급증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따뜻하면서도 패션 감각을 돋보이게 하는 스타킹과 레깅스 등 레그웨어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바지나 치마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면서 기능성과 디자인이 뛰어나 인기를 끌고 있다.
레깅스, 스키니진과 같이 몸에 꽉 끼는 옷차림이 유행하면서 '하지정맥류' 환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진료 환자는 2007년 12만명에서 2012년 14만명으로 매년 약 3.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매년 2배 이상 많았고, 여성의 연평균 증가율은 약 3.6%로 남성(2.4%)보다 높았다. 특히 20대 젊은 여성 환자는 인구 100만명당 2100명에서 2700명으로 5.4% 증가했다. 전체 여성의 연평균 증가율 2.7%에 비해 2배나 높다.
20대 여성에게서 하지정맥류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유행하는 스키니진 또는 레깅스 착용과 관련이 있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발에서 허벅지로 갈수록 압력이 줄도록 해 혈액순환을 돕지만 스키니진과 레깅스는 정맥의 순환을 오히려 방해해 정맥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의 설명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와 발의 정맥이 혹처럼 확장되고 부풀어 올라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는 질환이다. 정맥 내부에 있는 판막의 이상으로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거나 거미줄 같은 실핏줄이 나타나게 된다. 병이 진행될수록 정맥류의 크기가 커지고, 일부에서는 색소 침착이나 피부 궤양 등을 일으켜 미용적으로 큰 콤플렉스로 작용한다.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환경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무원이나 헤어디자이너, 판매원 등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 종사자,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회사원, 비만, 흡연자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 임신 시 호르몬의 영향으로 정맥류가 발생했다가 출산 후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하이힐 착용이나 잦은 피임약 복용도 정맥류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 욱신거리는 느낌, 경련, 하지 무게감, 부종 등이지만 모든 환자에게서 나타나지는 않는다.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정맥순환의 이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이를 증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다. 진단은 육안으로 정맥류를 확인하고 하지정맥 초음파를 통해 정맥순환의 이상을 확진한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증세 개선에 도움이 된다. 치료는 혈관경화요법, 정맥 내 레이저요법, 냉동수술요법 등 여러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증세가 심하다면 외과적인 근본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 선호되는 냉동수술요법은 문제가 되는 혈관을 특수한 장비를 이용해 냉동점착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출혈과 통증을 최소화하고 재발률을 낮춘 시술이다. 문제가 되는 정맥을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
김미라 대구 그랜드미래외과 원장은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다리가 피곤하고 붓는 정도의 증상을 느끼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종아리가 저리거나 쥐가 나 잠에서 깨기도 한다. 심한 경우 피부색이 검게 변하거나 궤양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어서 방치하면 더 큰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