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베테랑 차두리(34·FC서울)가 현역 은퇴 여부를 두고 "결론은 거의 났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30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전북현대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퇴에 대한 질문에 "나는 육체와 정신이 하나가 됐을 때 팬들이 원하는 정말로 좋은 축구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박)지성이가 무릎으로 고생했던 것처럼 육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다만 그 외에 정신적인 면이나 마음 속 열정 등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K리그에 온 뒤 직접 경기를 해보니 나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작은 실수 하나가 크게 부각되기도 했다"며 "선수로서 모든 것을 다 쏟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나라는 존재가)감독님과 구단 동료들에게 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팀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더 신중하게 생각한 뒤 판단을 내리겠다"고 전했다.
차두리는 시즌 중반에도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이 끝나면 지도자 공부를 하기 위해 독일로 축구 유학을 가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분명하게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차두리의 은퇴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어느덧 최고참 선수가 된 차두리는 자신보다 더 오래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동국(35)과 김남일(37·이상 전북)을 향한 존경심도 나타냈다.
차두리는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형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김)남일이형은 리그에서 골까지 넣고 있다. 형 역시 올 시즌이 끝나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남일이형과 같은 선수가 현역으로 남아서 골을 넣는다는 것은 팬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이)동국이형과 함께 A대표팀에 소집됐었는데 내게는 큰 즐거움이었다"며 "형이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해 경기에 못 뛰게 됐는데 상대팀의 강력한 스트라이커인 만큼 우리팀에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형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유니폼도 받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