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결승 투런', 삼성 꺾고 먼저 1승
넥센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 첫 판에서 웃었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는 대구구장을 침묵에 빠뜨리는 투런포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넥센은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 4-2 승리를 거뒀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를 3승1패로 통과하며 2008년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넥센은 1차전을 가져가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31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경우는 24차례다. 확률은 77.4%다.
강정호는 2-2로 맞선 8회초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넥센에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선사했다. 강정호는 3회 희생플라이를 포함해 이날 팀이 올린 4점 중 혼자 3타점을 쓸어 담았다.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은 6이닝 3피안타 2실점 호투로 제 몫을 해냈다. 조상우가 2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행운의 구원승을 가져갔다.
4년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장을 던진 삼성은 믿었던 허리라인이 무너지면서 일격을 당했다. 릭 밴덴헐크의 6⅓이닝 5피안타 2실점 호투도 무용지물이었다. 투수진은 사사구 7개를 난발하며 경기가 꼬였다. 넥센의 사사구는 1개였다.
밴덴헐크와 밴 헤켄은 2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1회 출발은 썩 좋지 않았지만 최고의 외국인 투수들답게 금세 구위를 되찾았다.
선제점은 넥센이 따냈다. 넥센은 3회초 선두타자 서건창이 우중간 3루타로 출루하면서 무사 3루 기회를 잡았다. 볼카운트 0B-2S로 몰려있던 서건창은 끈질긴 커트로 밴덴헐크를 흔든 뒤 3루타를 쳐내는 진가를 뽐냈다.
넥센은 로티노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1-0 리드를 잡았다. 유한준의 볼넷과 박병호의 우익수 플라이로 이어간 1사 1,3루에서는 강정호가 중견수 방면 희생 플라이를 날리면서 2점째를 뽑았다.
삼성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균형을 맞추는데는 한 방이면 충분했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등장한 나바로는 우중간 외야 관중석에 떨어지는 투런포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볼카운트 1B-1S에서 밴 헤켄의 포크볼을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이번 시리즈에서 나온 첫 번째 홈런이다.
넥센은 5회 1사 1,2루로 밴덴헐크를 압박했다. 그러나 믿었던 강정호가 3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두 팀은 7회 나란히 선발 투수를 빼고 불펜 싸움에 돌입했다. 넥센은 조상우가 바통을 이어 받았고 삼성은 차우찬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승부는 8회 넥센 쪽으로 기울었다. 강정호가 해결사로 나섰다.
강정호는 무사 1루에서 차우찬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중간 방면 투런포로 연결했다. 5회 병살타를 만회하기에 충분한 한 방이었다. 4-2 넥센의 리드.
승기를 잡은 넥센은 8회 조상우와 9회 손승락의 호투로 2점차를 지켜냈다. 삼성은 3회 나바로의 홈런 이후 19명의 타자가 연속 범타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9회 1사 1루에서 최형우와 박석민이 허무하게 물러난 것도 아쉬웠다.뉴시스